김민서 기자(사회문화부)
김민서 기자(사회문화부)

숨가쁜 대입을 치르며 꿈꿨던 가장 커다란 자유는 방학에 배낭을 걸쳐 메고 즐기는 여행이었다. 그러나 수험생 시절 창궐한 코로나19는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여행에 대한 희망은 점점 사그라졌다. 그 무렵 스페이스X, 버진 갤럭틱 등 국경이 아닌 대기권을 넘나드는 우주여행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기사를 접했다. 어릴 적 영화 속에서나 봤던 우주여행이 현실화되고 있는 지금, 우리나라의 우주개발은 어느 지점에 도달해 있는지 궁금해졌다. 그 과정에서 한국형 발사체의 개발이 진행 중임을 알게 됐고, 올해 이 발사체가 ‘누리호’라는 이름으로 발사를 앞두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취재를 결심했다.

초등학생 시절 세 번의 나로호 발사를 지켜봤다. 이륙 후 로켓이 위성을 목표 궤도에 정확히 올려보내지 못하였다는 보도가 나오며 2009년 1차 발사는 막을 내렸다. 이듬해의 2차 발사도 1단 로켓의 폭발로 실패하자, 나로호의 필요성에 관해 많은 비판이 제기됐다. 2013년 3차 발사가 성공했지만, 러시아 완제품을 수입해 1단을 구성했다는 아쉬움은 발사의 의미에 대한 많은 의문을 낳았다. 첫 특집의 소재를 확정한 뒤, 누리호의 발사가 한국 우주개발에서 갖는 의미를 알아보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전문가들은 누리호가 만들 수 있는 무궁한 의미를 소개하며, 누리호 후속 사업을 포함해 우주개발 사업에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그중 한 취재원이 우주개발 사업은 한 사업에 착수해 결과를 내기까지 짧으면 5년, 길면 10년가량이 소요되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사업이 끝나가는 단계에서 사용되는 기술은 최소 5년 전의 것이기에, 우주개발 기술은 타 분야에 비해 지체된 것으로 취급받는다고 한다. 궁극적·장기적 목표들에 집중하는 안목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현재 누리호의 의미로 거론되는 요소들과 우주개발 사업 전반이 상통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에서 나타나는 규모와 사업 진행 과정에의 노력 역시 누리호 사업의 필요성을 설득하는 이유겠지만, 결국 우리는 ‘우주로까지 확장된 새로운 세상’이 가져올 수 있는 잠재적 효과에 관심을 가져야 하겠다는 것이다.

현실 너머를 바라보며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하는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영화 〈마션〉의 대사 “우주에선 뜻대로 되는 게 아무것도 없어. 무작정 시작하는 거지.”가 떠올랐다. 어쩌면 우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저 너머를 꿈꾸며 ‘무작정 시작하는’ 이들과, 이들을 응원하는 사람들이 우리의 세계를 우주로 확장해나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 첩경이 될 수 있는 누리호의 발사 성공을 기대하며, 그리고 발사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을 부탁하며 첫 특집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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