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다솜 사회문화부장
신다솜 사회문화부장

한 사람이 세상을 보는 관점과 태도는 어떻게 형성될까? 다분히 어렸을 때의 경험이 큰 영향력을 갖는다고 생각한다. 나, 가족, 세상으로 자신의 세계를 넓혀가는 과정에서 안전하고 평화로운 집에서 마음껏 사랑받은 기억이 ‘세상이 이런 곳이구나’라는 아이의 인식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부모님’ ‘가족’ ‘어린 시절’이라는 단어에 긍정적인 경험과 감정이 떠오르는 것을 보면, 나는 어렸을 때부터 가족의 울타리 안에서 사랑을 참 많이 받고 자란 것 같다. 이 경험이 사회와 사람에 대한 믿음과 무엇이든 긍정적인 태도로 임하는 성격이 형성되는 데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부모님이 주신 사랑은 자연스레 내가 어린이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어졌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많은 어린이가 좀 더 좋은 환경에서 안전하게 보호받으며 자라나길 원하는 마음, 그리고 부모님이 주신 사랑처럼 미래의 내 아이에게 사랑을 주고 싶다는 마음 때문에 중앙교육봉사동아리 ‘다솜공부방’에서 교육봉사를 하고, 어린이 잡지 「개똥이네 놀이터」를 구독하고 있다.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 역시 애청하는 TV 프로그램이다. 아이들은 우리 사회의 현실이자 미래고, 각자의 인격과 마음을 가진 존재기에, 이들을 존중하고 보호하려는 노력은 우리 어른들의 몫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 사회에서 모든 어린이가 보호받고 사랑받으며 자라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마음을 무겁게 한다. 정인이 사건을 비롯한 아동학대 사건, 그리고 얼마 전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보도된 ‘오창 중학생 사망 사건’ 등에서 아이들은 지속적인 학대와 방임, 성폭력에 노출됐다. 얼마 살지 못하고 범죄에 노출돼 세상을 떠나야 했던 아이들에게 가족은 폭력을 행하는 사람들, 세상은 자신을 보호해주지 못하는 두려운 곳이었을 테다.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하는 범죄에 대해 국가는 더 엄격히 처벌하고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 어린이의 삶에 그 기억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범죄 상황과 그 이후에 아이가 어떤 상황에 놓일지 세심하게 고려하고 신경 썼다면, 어린이를 보호하지 못하고 가해자가 빠져나갈 구멍을 주는 법은 진작에 개정됐어야 하지 않을까.

어린이의 세계에 관한 문제는 꼭 범죄에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인해 어린이들이 집 안에서 홀로 지내며 외부와 소통이 단절되는 시간이 늘어가고 있다. 당장 우리 공부방 아이들만 해도 하교 후 친구들과 모여 공부하고 놀 기회는 누리고 있지만, 연극을 보러 가거나 외부 체험활동을 하고, 함께 음식을 요리해 먹는 등의 활동은 하지 못하고 있다. 아이들이 친구와 놀이하고 세상과 상호작용하며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신의 세계를 넓혀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임에도 그 자연스러운 과정이 많은 어린이에게 오랜 기간 제한돼 안타깝다.

사회의 성숙도는 그 사회가 어린이를 대하는 태도에서 나타난다는 말이 있다. 우리 사회가 그리고 우리 스스로가 어린이에게 따뜻하게 빛나는 세상을 선물해주려는 마음으로 그들의 삶에 더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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