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순녕 간호대 교수[]간호학과

요즈음 웰빙이 유행이고 웰빙족이라는 신 귀족도 생겼다. 웰빙은 잘 사는 것을 뜻하는데 어떻게 무엇을 하며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일까? 50여 년 전 웰빙은 “우리도 한 번 잘 살아 보세”라는 새마을 운동의 구호에서 잘 나타난다. 그 당시 웰빙은 배 부르고 등 따시게 사는 것을 말하였다. 지난 반세기 동안 배불리 먹고 걷기보다는 자가용을 장만해서 편안히 움직이다 보니 비만, 고지혈증이 많아지고 경쟁사회 속에서 스트레스가 가중되면서 고혈압, 당뇨병. 뇌졸중, 심혈관 질환, 암 등의 만성 퇴행성질환이 계속 증가하여 사망원인 중 80%를 차지하게 되었다.

이러한 만성질병들은 역학적으로 규명한 결과 흡연, 음주, 스트레스, 과식과 고지방 등의 식습관, 운동 부족 등의 생활습관에서 기인된다 하여 일본에서는 생활습관병이라고 부른다. 이 질병에 걸리면 조기의 의학 치료와 함께 환자 자신의 생활습관을 바꾸려는 강한 의지와 실천이 따라야 질병상태가 호전되고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그렇지 못한 경우 건강상태가 악화되어 입? 퇴원을 반복하게 되고 결국은 합병증으로 조기 사망에 이르게 된다. 평균수명까지 계산해보면 적어도 20∼30년 이상을 질병치료에 보내게 되어 웰빙이 어렵게 된다.

웰빙은 고급 아파트와 승용차, 명품 등의 외부치장이 아니라 금연, 절주, 균형잡힌 식사, 신체단련과 운동, 스트레스 다스리기, 규칙적 수면 등의 건강행위를 습관화하는 것이다. 세살버릇 여든까지 간다지만 음주 흡연은 빠르면 청소년기 늦으면 대학에서부터 시작한 학생들도 많을 것이다. 이 시기를 세살로 보면 지금이 학생들의 습관을 바꾸기에 가장 좋은 시기이다.  

학생들 스스로 개별적인 건강행위를 습관화하는 데는 개인적인 노력도 중요하지만  이와 동시에 건강행위와 환경의 변화를 촉진하도록 고안된 학교의 정책방향, 지원과 조직적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과연 서울대는 인재들이 공부하며 살아가는 공간으로서 먹고 쉬고  친구들과 어울리며 건강한 생활습관을 촉진할 수 있는 캠퍼스인가?

서울대는 세계일류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해, 고부가가치의 지식을 생산해 낼 수 있는 창의력과 지도력을 갖춘 인재 양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서울대가 본보기로 삼고 있는 세계 유수한 대학들은 짜장면을 배달하러 오는 오토바이와 차량 소음은 물론 교내 방송의 소음도 없고, 무질서한 주차 및 흡연과 음주행위는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다. 또 학생식당과 학생회관은 공간배치와 구성, 채광과 조명이 최적의 학업환경조성을 이룰 수 있도록 고려하고 있다. 물론 학생들이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체육시설이 갖춰져 있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계절별로 운영하며, 학생들의 건강증진을 위한 환경을 위해 많은 지원과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이제 서울대는 수려한 관악산을 울타리 삼아 외관만 아름다운 캠퍼스가 아니라 학교 건물의 안겧?시설이 학생들의 진정한 웰빙공간으로서 학생들의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는 환경으로 재설계되기를 고대한다. 건강한 캠퍼스에서 청년기를 보낸 졸업생들이 세계 경쟁력을 선도하는 건강한 지도자로서 노후까지도 건강한 삶을 누리게 되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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