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8일(월)부터 본격적인 대면 수업 확대가 이뤄진다. 본부는 지난 1일 관련 세부지침을 발표하는 등 대면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의 계속된 확산세로 인한 학내 구성원들의 우려 역시 만만치 않다. 과연 대학의 대면 수업 전환은 코로나19와 공존할 수 있을까? 『대학신문』은 △김홍빈 교수(의학과) △의대 건강사회교육센터 박미정 전문위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장영욱 부연구위원 △정재훈 교수(가천대 예방의학과)와의 인터뷰를 통해 대면 전환에 대한 의견과 성공적인 ‘위드 코로나’를 위한 조언을 들어봤다.

 

Q. 대학의 대면 수업 전환은 실현 가능한가?

김홍빈: 코로나19 확진자가 절대 생기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는 대면 수업을 진행할 수 없다. 확진자가 한두 명 정도 생겨도 감수할 수 있고, 집단 감염 등의 문제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조치를 준비한다면 대면 수업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대면 수업과 비대면 수업을 비교해서 어떤 것에 더 교육의 가치가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 어디에 더 가치를 두는지에 따른 철학의 문제다.

박미정: 대면 수업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현재 교내에서 신속 코로나19 분자진단검사를 하고 있는데, 이 방식의 민감도*에 대한 비판이 많다. 정기적으로 하는 신속 분자진단검사의 목표는 격리의 필요성을 없애고, 실내 활동에 참여할 수 있게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전염성이 있을 때 민감성이 높아야 한다. 이는 일반 PCR 검사가 바이러스의 미세한 흔적까지 감지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학내에서 사용하는 신속 분자진단검사가 일반 PCR 검사보다는 덜 민감하더라도, 바이러스 부하가 높은 사람을 찾아내는 기준에는 부합해야 한다.

장영욱: 이미 초·중·고 학생들은 등교하고 있기 때문에 대학생도 대면 수업을 할 수 있다고 본다. 젊은 층은 감염 시 중증 위험이나 사망 위험이 매우 낮기 때문에 지금보다 활동 반경이 커도 무방하다. 특히 백신을 접종했다면 더 안전하다. 다만 우리나라는 아직 대규모 확진자 발생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시스템의 전환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어느 정도 조심할 필요가 있다. 특히 △친목 모임 △동아리 △축제 △MT 등 감염 위험이 높은 활동은 제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정재훈: 대면 전환은 코로나19의 출구전략이라기보다 나아가야 하는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단계적 일상 회복을 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절차다.

 

Q. 돌파 감염으로 인한 학내 집단 감염의 가능성이 있나?

김홍빈: 백신 접종을 해도 돌파 감염이 생길 수 있지만, 그 빈도가 낮은 편이다. 대면 수업에서 거리두기 조치나 마스크 착용 의무화 등 코로나19 전파 차단 장치를 어느 정도 갖추고 있다면 위험을 상당 부분 낮출 수 있다.

박미정: 돌파 감염은 백신 접종자가 많을수록 그 사례도 늘어난다. 그러나 그로 인한 대규모 집단 감염 발생 가능성은 낮다. 국내 돌파 감염 사례를 살펴보면, 백신 종류별로는 얀센 접종 후, 연령대별로는 30대에서 가장 많으며 돌파 감염 비율은 0.044% 정도다.

장영욱: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그러나 백신 접종 시 가벼운 증상만 앓고 넘어가기 때문에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 건강상 피해 외에 확진 자체가 가져오는 사회적, 심리적 비용을 사회적 차원에서 줄여나가도록 노력해야 한다.

정재훈: 돌파 감염의 사례는 생길 수밖에 없고, 특히 위드 코로나가 시작되면 확진자가 늘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한 대응만 잘하면 된다.

 

Q. 초기 양상과 달리 현재 코로나19 확진자 다수가 20대와 30대라는 점에서 대면 수업 전환이 감염 위험을 높이지는 않을지?

박미정: 국내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오히려 백신 미접종자 감염 위험이 더 커졌다. 바이러스는 특정 연령대를 찾아가는 것이 아니다. 다만 델타 변이 바이러스는 초기 바이러스보다 전염성이 더 높고, 예방접종률이 낮은 집단에서 더 위험하다. 

장영욱: 젊은 층 백신 접종이 어느 정도 완료되면 20대와 30대 감염도 줄어들 것이다. 그러나 백신의 예방 효과는 개인 간 접촉 빈도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접종 후에도 어느 정도 조심해야 한다.

정재훈: 앞으로 단계적 일상 회복이 진행되면서 감염 위험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너무 당연한 일이라 이에 대해 특별하다거나 위험하다고 느끼지만 않는다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Q. 청년들의 백신 접종이 중요할 것 같다. 접종률을 높이려면?

김홍빈: 최근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와 대한소아감염학회에서 소아청소년 대상 백신 접종을 권장하는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백신 접종 시 이상 반응으로 인한 위험이 어느 정도 있다. 젊은 연령대에서는 100만 명 당 몇십 명 정도로 심근염과 심낭염 등 심장 염증 문제가 발생했다. 그 위험을 정말 심각하게 생각한다면 예방접종을 못 하겠지만, 예방접종이 위중증이나 사망 위험을 줄인다고 생각했을 때 예방접종은 나를 보호하는 것뿐 아니라 주위 사람도 보호하는 것이다. 대학 차원에서도 소아과학회와 소아감염학회에서 배포한 자료처럼 예방접종의 효과나 예방 접종 이상 반응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려줄 필요가 있다. 언론은 이상 반응에 대한 공포를 조장하는 면이 있다.

박미정: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사람들이 모두 백신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접종에 대한 망설임은 대부분 백신의 안전성을 못 믿는 경우라고 생각한다. 이런 경우에는 전문가의 자세한 설명이나 정부의 지속적인 홍보가 필요하다. 오히려 백신 미접종자에게 암묵적인 불이익을 주는 등의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 백신 접종을 망설이는 사람들을 비난하지 않되, 구체적인 설명과 함께 지속적인 접종 안내를 해야 한다. 

장영욱: 자신뿐만 아니라 서로를 지켜준다는 의미로 백신을 접종하면 좋을 것 같다. 접종 부작용 가능성은 교통사고 확률보다 적다. 위드 코로나 국면으로 전환되면 바이러스 감염 확률은 더 높아질 텐데, 이를 대비할 필요가 있다.

정재훈: 현재 모든 방법이 거의 다 동원되고 있다. 백신 접종자가 많을수록 사람들과 그 공간이 안전해지는 것이므로, 일상 회복 문제에서 백신 접종자 위주의 전략을 선택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다.

 

Q. 위드 코로나로 전환이 예상된다. 대면 전환에서 유의할 점은?

김홍빈: 위드 코로나는 코로나19의 피해는 최소화하면서 어떻게 함께 살아갈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다. 일부는 위드 코로나를 동전의 양면처럼 방역 지침을 유지하냐 아니냐로 생각하는데 그런 것은 아니다. 지난 1년 9개월 동안 사람들이 잘 따를 수 있고 효과적이었던 방역 지침은 지켜야 하고, 효과가 크지 않고 부작용만 일으킨 방법은 버려야 한다. 대면 수업이 단계적으로 일상을 회복해가는 과정 중 하나라면 전환할 수 있는 부분은 전환하고, 고쳐야 할 부분이 있으면 고쳐나가야 한다. 서로 적응해가고 맞춰가는 전략이 필요하다.

박미정: 코로나19는 처음부터 방역 당국의 관리 체계 안에 있었고, 앞으로도 계속 관리하는 질병이 될 것이다. 위드 코로나는 방역 완화와의 인과관계에 따라 시행하는 캠페인도, 방역 당국이 선택하는 대응 전략도 아니다. 위드 코로나는 개인의 인식과 생활 습관을 감염 예방의 방향으로 바꾸는 실천이다. 결국 감염을 막는 일은 개인의 행동에 달려있다. 대면 수업을 한다고 해도 개인 예방 수칙은 달라지지 않는다. 강의실이나 식당 등 실내에서의 공기 정화나 환기는 당연한 일상이 돼야 한다.

장영욱: 코로나19 대응 핵심은 질병의 위험이 한 사회의 위험 수용 여력을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위드 코로나는 질병의 위험을 낮추고 위험 수용 여력은 올리면서 비상 체제에서 상시 대응 체제로 넘어가는 것이다. 대학의 대면 전환은 정확히 이 방향과 부합한다. 코로나19는 젊은 층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질병이라 생각한다. 

대면 수업으로의 전환은 확정됐지만, 학내 구성원들의 혼란은 아직 남아 있다. 지방 거주자 거처 문제부터 시작해 강의실 수용 문제, 확진자 발생 시 대처 문제까지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국정감사 자리에서 “11월 9일부터 단계적 일상회복 방안을 시작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면 수업 전환도 이런 흐름의 일환일 것이다. 과연 우리는 코로나19와 공존할 수 있을까.

*민감도: 실제 질환을 가진 사람을 질환이 있다고 판단(양성)할 비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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