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면과 비대면 그 사이 어딘가에 있는 하이브리드 수업

본부는 2021학년도 여름 계절학기부터 대면과 비대면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을 도입했다. 특히 오늘(18일)부터 대면 수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하이브리드 수업 역시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과연 학생과 교수자는 하이브리드 수업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학생들은 하이브리드 수업 실시에 대한 우려와 기대를 함께 표하고 있다. 일부 강좌를 대면으로 수강하고 있는 이승주 씨(에너지자원공학과·21)는 “각 강의마다 대면 방식과 비대면 방식이 섞여있다보니 혼란스러울 때가 있다”라며 “하나의 강좌가 통일되지 않은 수업 방식으로 운영된다면 더 큰 혼란이 야기될 것”이라고 하이브리드 수업 방식에 대해 회의를 표했다. 이에 더해 학내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도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운영되는 실시간 강좌의 화질이 좋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다만 학생이 원하는 수업 방식으로 수업을 들을 수 있어 수업권 선택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는 의견도 존재했다.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운영되는 강좌를 수강하고 있는 이은세 씨(동양사학과·20)는 “학생들이 원하는 수업 방식을 선택할 수 있어서 좋았다”라며 “한 번도 캠퍼스를 제대로 누려본 적 없는 학생들에게 하이브리드 방식은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평했다. 또한 그는 “실제로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해도 큰 문제점이나 불편함은 없었다”라며 “하이브리드 수업에 대한 우려는 기우 같다는 생각도 든다”라고 말했다.

교수자들은 하이브리드 방식의 목적에는 공감하나 현실적으로 수업 진행에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비대면으로 토론 중심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교수자 A 씨는 “만약 하이브리드 방식을 채택하면, 토론 수업을 원활히 진행하기 위해서 대면 수업과 비대면 수업을 각각 준비해야 하기에 평소 수업 준비에 두 배가량의 시간과 노력을 쏟아야 한다”라며 “업무 부담의 과중은 수업의 질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하이브리드 수업에서는 학생들이 의견을 실시간으로 교류하는 것이 다소 어렵기에 오히려 비대면이나 대면 수업처럼 같은 공간에서 수업해야 강좌 진행이 수월하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대면 이론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교수자 B 씨는 대면으로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반응을 보며 학생들의 내용 이해 정도를 명확하게 파악하고, 비대면으로 수업을 수강하고 싶은 학생들의 요구도 충족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하이브리드 방식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그는 “학생들을 공평하게 고려하려고 노력하지만, 대면으로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 위주로 수업이 운영될 우려 또한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학생들에게 수업 방식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학생들의 70% 이상이 비대면 수업을 원했다”라며 아직 비대면 수업을 원하는 학생이 많다고 전했다.

본부는 지난 1일 ‘대면 수업 관련 Q&A’를 통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관련 출석 인정 대상이나 백신 접종자와 같이 대면 수업 참여가 어려운 학생이 있을 시,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할 것을 권고했다. 이와 함께 하이브리드 수업 운영 방법과 각종 하이브리드 수업 도구의 사용 방식을 안내했다. 또한 본부는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하고자 하는 교수자에게 수업 진행에 필요한 촬영 장비, 교구 등을 제공하고 있다. 다만 본부는 “수업 진행 방식의 채택은 학생들의 의중을 반영한 교수자의 고유 권한”이라며 하이브리드 방식 자체를 강제할 수는 없다고 전했다. 하이브리드 수업은 유사 시 대응이나 강의실 공간 협소 문제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선택사항이 돼버린 하이브리드 수업은 전면 비대면과 전면 대면의 선택지 사이 어딘가에 놓여있다. 하이브리드 수업이 대면 수업을 보완하는 수업 운영 방식으로 선택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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