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대학신문』 다큐멘터리 특집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3부작 중 3부

90년대 문학계 트로이카, 김애란과 한강 등 오늘날 한국 문단을 대표하는 여성 작가들 이전에 박완서 작가가 있습니다. 그녀는 인생(人生)의 다양한 파편들을 포착해 냈지만, 많은 작품을 통해 모성애와 기혼 여성의 욕망 등 주체로서의 여성에 대한 고찰까지 담아냈습니다.

3부작 다큐멘터리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제3편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에선 문인들의 관점에서 작가 박완서의 문학적 업적을 정리합니다. 그는 철저한 사실주의자로서, ‘벌레의 시간’으로부터 벗어나려고 발버둥치던 시절 처음으로 글을 써야겠다는 충동을 느꼈습니다. 그렇게 결혼 이후 20년 동안 발효시킨 6.25전쟁 당시의 참혹한 기억을 한 명의 ‘증인’으로서 소설에 생생히 재현합니다. 전후 시대 이데올로기의 광기에 철저히 짓눌린 개인의 삶과 여성에 대한 억압, 빈부격차를 심화하고 가난한 이들을 변두리로 쫓아낸 급격한 도시화. 이 모든 것은 사람이 사람다울 수 있는 기회를 박탈했습니다. 그녀 또한 오빠의 처절한 죽음으로 인해 초창기 문학은 마치 살얼음길 같이 날이 곤두 서 있었습니다. 그러나 1980년대 시어머니의 별세, 첫 손주의 탄생, 아파트로의 이사, 가톨릭에의 귀의 등 개인적 삶의 여러 변화로부터 시작해 박완서의 글에도 서서히 따뜻함의 기운이 맴돌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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