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제양 돌리 만든 이언 윌머트 박사, 황우석 교수(수의학과)와의 공동연구 계획 발표해

지난 6일(수) 복제양 돌리를 만든 이언 윌머트(Ian Wilmut) 박사(영국 로슬린 연구소)가 서울대를 방문했다. 황우석 박사와의 공동연구 협의를 위해 방문한 윌머트 박사는 이날 강연회와 기자회견 등의 공식일정을 가졌다.


문화관 중강당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윌머트 박사는 복제배아줄기세포가 유전병 등의 질병 치료에서 가지고 있는 높은 효용을 설명했다. 수정 후 초기분열 단계의 배아에서 채취되는 배아줄기세포는 모든 종류의 조직으로 발달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특히 그는 “환자로부터 복제한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 약물 테스트는 직접 인간에게 실험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기존에 비해 비약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조로(早老)라고 알려진 돌리의 정확한 사망원인을 묻는 질문에 그는 “돌리는 바이러스성 폐질환에 감염돼 사망한 것”이라며 돌리의 죽음이 복제와는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기도했다.


강연회 이후 수의대에서는 황우석 교수와의 공동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윌머트 박사는 “황 교수와 루게릭병 공동치료연구를 협의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며, “공동연구를 통해 발병원인을 규명하고 치료방법을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발표했다. 
 
흔히 루게릭병으로 알려진 근위축성 측상경화증(ALS)은 운동신경세포가 서서히 파괴되다가 근육이 위축돼 죽음에 이르는 병으로, 아직 정확한 발병원인조차 밝혀지지 않았다. 영국에서는 매년 1천명 이상이 이 병에 걸리는 것으로 추산되며, 세계적인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도 이 병으로 투병중이다.


황우석 교수 연구팀과 윌머트 박사 연구팀은 현재 복제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 신약개발과 복제배아줄기세포로부터 분화된 세포의 생체이식 방법의 공동 연구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황우석 박사는 “루게릭병 환자의 체세포를 이용해 복제한 배아줄기세포에 약물을 테스트함으로써 줄기세포 실용화 전기를 마련할 수 있다”며 “줄기세포를 이용한 신약개발에 힘쓰고, 줄기세포의 생체이식에 대한 연구도 할 것”이라고 향후 연구계획을 밝혔다.



영국 측이 질병에 대한 노하우, 한국 측이 복제기술 제공

윌머트 박사는 “우리 연구팀은 질병에 대한 노하우와 루게릭병 환자들을 확보하고 있다”며 “인간배아줄기세포 복제기술을 보유한 황우석 교수팀과 각자의 영역을 담당하면서 공동연구를 해나갈 것”이라 밝혔다. 또 그는 현재 공동연구를 위해 영국에서 세포생물학자 등의 전문 인력을 확보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윌머트 박사는 지난 1월 영국정부로부터 연구용 인간배아 복제 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양국에서 법적인 절차의 문제는 해결된 상태이다.

공동연구팀의 구체적인 협의 내용은 오는 5월에 열리는 한-스코틀랜드 보건심포지엄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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