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자문위원으로 선출된 서경호 교수(중어중문학과)

지난 4일 서경호 교수(중어중문학과)가 국내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자문위원회 위원으로 임명됐다.
190여 개국이 가입한 유네스코는 인류의 가치있는 문화유산의 보존을 위해 세계유산사업, 세계무형유산사업, 세계기록유산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 세계기록유산자문위원의 역할은 무엇인가.
세계 각 국가들이 유네스코에 필사, 석각, 필름 등 역사적 기록들을 등재해 달라고 요구하면, 자문위원은 해당 기록유산에 대한 자료를 보고 그 가치를 평가한다. 또 이들은 보존이 잘된 기록유산에 주는 상인 「직지상」의 심사를 맡기도 한다. 유네스코에 자국 문화유산이 등재되면 관광 홍보 효과가 높기 때문에 이에 대한 후진국의 로비 활동이 활발하다. 하지만 세계기록유산자문위원은 특정 국가의 이익을 대변하는 자리가 아니기 때문에, 공정하게 자문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 세계기록유산자문위원으로 선발된 계기가 있다면.
규장각에서 고문헌 자료를 정리하는 자료연구부장으로 활동하면서 우리 기록유산의 우수성을 확인했다. 그 후 유네스코가 주최하는 고도서(古圖書) 박물관 워크샵에서 3년간 사회자 역할을 맡았다.
또 한국에서 유네스코 자문위원회가 열릴 때마다 『승정원일기』, 『직지심체요절』등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위해 노력하기도 했다.

◆ 한국의 기록문화 수준은 어떠한가.
『승정원일기』만큼 왕의 언행을 자세히 기록한 문헌도 드물다. 정사뿐 아니라 후궁, 대신 등과 나눈 이야기, 심지어 왕이 말한 욕까지 자세히 기록됐다. 하지만 요즘에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치적 이유로 기록을 남기지 않아 아쉽다.
또 일본은 표준화된 역사서를 여러 나라 말로 번역해 알리고 있는 반면, 한국은 현재 영문으로 제작된 표준 한국사조차도 없어 기록문화에 대한 홍보가 부족하다.

◆ 세계기록유산자문위원 선정이 가지는 의미는?
그동안 한국은 세계기록유산자문위원의 배정인원조차 나지 않을 만큼 이 분야에서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승정원일기』와 『직지심체요절』이 세계기록문화유산에 등재되면서 한국의 기록문화에 대한 세계의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이번에 자문위원으로 선정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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