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신문 기획ㆍ엮음, 푸른역사, 1만 3천원

고종은 국가 재정을 장악하고 매관매직을 일삼은 전제군주에 불과한가? 아니면 정조의 민국이념을 계승한 개명군주인가? 지난 2004년 「교수신문」에 실린 고종시대 재평가에 대한 논쟁이 책으로 묶여 나왔다.

 이태진(국사학과), 김재호(전남대ㆍ경제학부) 등 총 11명의 교수가 참여한 이 논쟁에서는 내재적발전론과 식민지근대화론이 대립했다. 고종의 자질과 국가 비전 문제를 비롯해 청국과 일본 사이를 오간 조선의 줄타기 외교에서 발휘된 고종의 정치적 역량, 갑신정변과 임오군란 당시의 정황에 대한 해석, 조선 후기 경제적 여건을 살펴 고종이 주도한 근대화 노력과 일본의 근대화를 비교하는 작업까지 논의가 진행됐다. 예를 들어 대한국국제 반포에 대해 이 교수는 경국대전 법치 기반에 이은 근대적 법제라 평했고, 김 교수는 전제정치, 무한한 군권 등을 표방한 봉건적 법체계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대한제국에 대한 기존 평가가 너무 부정적이어서 이 시기 연구가 위축됐다”고 평가하며 “새로운 논의의 기반을 만드는 과정에서 고종을 먼저 주목하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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