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률 지음, 이론과 실천, 1만8천원
책 전반부에서는 1970년대 한국영화계의 상황과 하길종의 활동ㆍ생애가 간략히 소개됐다. 후반부에는 「바보들의 행진」을 비롯, 데뷔작 「화분」, 「속(俗) 별들의 고향」, 「병태와 영자」 등 그가 감독했던 7편의 영화에 대한 분석이 실렸다.
유신정권 체제였던 1970년대는 비상식적 검열이 횡행한 한국영화의 암흑기였다. 작품 중 20여 분의 분량이 검열에 의해 삭제된 채 개봉되자 “눈알과 입이 없고 팔다리가 하나씩 잘려나간 것 같은 큰 아픔을 느꼈다”고 말했던 그는 영화를 통해 현실에 저항하려 했던 영화운동가이기도 했다.
저자는 신화화된 하길종 감독의 명성에 비해 그의 작품 자체에 대한 연구가 상대적으로 미흡하다고 지적하며 그가 생전에 남긴 편지, 영화, 시나리오 등을 통해 실증적 분석을 시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