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식 명예교수(국어국문학과) 글 모음집 출간

한국문학의 산 증인이자 ‘모든 국문학도들이 넘어야 할 산’으로 평가받아온 문학비평가 김윤식 명예교수(국어국문학과)의 일곱번째 선집(選集)이 출간됐다.


일곱번째 선집에는 퇴임 이후 연구 성과 담겨


지난1996년 회갑기념으로 출간된 여섯 권의 선집에 뒤이어 나온 이번 『김윤식 선집 7권: 문학사와 비평』 에는 그가 퇴임한 2001년 이후 발표한 연구성과가 담겨있다.

이 선집은 에세이, 학술ㆍ예술기행, 문학현장, 이중어 글쓰기, 비평사의 총 다섯 장으로 구성됐다.

3장 「문학현장」에는 김영하, 신경숙, 성석제 등 현재 한국문단의 대표적 작가의 작품에 대한 비평들이 실렸다. 
『관촌수필』의 저자 이문구에 대한 작가론 「모란꽃무늬 물꽃무늬」에서 저자는 그의 작품세계를 ‘자아와 세계의 대립구조를 가지는 근대적 소설을 쓰기 위한 부단한 시도’라고 규정한다. 그러나 김 교수는 ‘이 시도가 항상 좌절돼 이문구의 작품이 소설이 되지 못하고 시적 범주 혹은 수필에 머물고 말았다’고 평가했다.


해방 전 문인들의 일본어 작품 평가 윤리적 비판에서 자유로워야


한편 4장 「이중어 글쓰기」에 실린 대담, 논문들을 통해 해방 전 국내 작가의 일본어 창작에 대한 담론을 엿볼 수 있다.
그는 이 책에 실린 남송우 교수(부경대ㆍ국어국문학과)와의 대담에서 일제에 의해 한국어 창작이 억압받은 해방 전 한국 문단을 ‘한국어가 국민국가의 언어로 기능할 수 없었던 상황에서 조선어와 일본어가 공존한 이중어 글쓰기 공간’이라고 규정한다. 이 공간은 ‘한국 근대문학도 일본 근대문학도 아닌, 제 3의 근대문학의 가능성을 안고 있는 공간’이다.

김 교수는 특히 카프의 일원이기도 했던 작가 한설야에 대해 “그는 창작 의욕의 한 가지 발현 형식으로 자진해서 일어창작을 했다”며 “이중어 글쓰기에 대한 평가는 윤리적 비판이나 민족 주체성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 문인들이 쓴 일본어 작품에 대한 평가가 민족, 반민족의 이분법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에세이 「자하연 주변 회고 세 토막」, 고별강연문 「갈 수 있고 가야 할 길 가버린 길」을 비롯해 상트페테르부르크 기행문 「네바 강의 환각」, 심포지엄 참관기 「시카고, 프롤레타리아 문학, 데리신전에의 행렬도」 등 다양한 글이 실려 있다.

1973년 『한국근대문예비평사연구』를 시작으로 삼십여 년 동안 백 권이 넘는 서적을 집필한 김윤식 교수는 고희를 맞은 지금까지도 비평가로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권영민 교수(국문학과)는 이번 선집 출간에 대해 “퇴임 이후에도 열정적으로 학문에 정진하는 모습을 후학들이 본받았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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