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관심사 반영한 학회 활동 중…활성화 노력 이어져야

◆ 학회 현황
전통적으로 역사, 철학, 문학을 공부하는 학회가 대다수를 차지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여성주의를 다루는 ‘바램’(서양사학과 역동반), 생태주의에 관심을 가지는 학술동아리 ‘현실과 철학’(법대) 등 학생들의 다양한 관심사를 반영한 학회들이 늘어나고 있다.

전공 관련 공부를 하는 학회도 많다. 정치학을 공부하는 ‘더 폴’(사회대) 회장 구교형(정치학과ㆍ02)씨는 “학과 공부 외에 이중권력론 등 수업에서 배울 수 없는 것들을 공부한다”고 소개했다. 사범대에는 물리교육 학술학회인 ‘북극성’(물리교육과), 교육연구학술동아리 ‘들꽃’(교육학과) 등 교육 관련 학회가 많다. 그밖에 자동차 설계를 공부하는 ‘저절로’(기계항공공학부), 조경에 대해 다루고 답사를 가는 ‘LAUC’(농생대) 등도 전공 관련 학회에 속한다.

중앙 동아리 중에도 학회와 유사한 학술 동아리가 있으나 그 수가 많이 줄었다. 1995년 중앙 동아리의 학술분과에 소속된 동아리는 제 1학술분과에 5개, 제 2학술분과에 5개였다. 2004년 이후 1, 2분과가 통합돼 8개의 동아리로 구성됐고, 현재는 ‘고전연구회’, ‘프로메테우스’, ‘통합과학연구회’ 등 6개의 동아리만 활동 중이다.

 
◆ 학회 운영
활성화된 학회의 경우 세미나는 주 1회 정도 이뤄지며, 미리 교재를 공부한 후 발제문을 읽고 토론한다. 참여자는 신입생이 중심이고, 2학년 학생들이 세미나를 주도적으로 이끄는 경우가 많다.

최근 학회는 학습문화 형성이라는 본 취지 대신 생활공동체로 기능하기도 한다. 신입생이 입학하면 각 반의 학회에 일괄적으로 배정되는 법대의 경우 학회는 학습보다는 친목 도모가 주된 목적이다. 그래서 반 내 학회보다는 ‘법철학회’, ‘노동법연구회’ 등 학술동아리들이 학습 기능을 담당한다.  이에 대해 변상조씨(경제학부ㆍ98)는 “친목만을 중시하는 것은 학회의 본 취지에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과거의 운동조직이었던 학회의 성격 변화에 따라 조직이 느슨해지고 인원이 감소해 학회를 통합하는 경우도 있다. 역사ㆍ철학ㆍ예술에 대해 다루는 ‘우리심지’(기계항공공학부)는 2000년에 기존의 ‘우리’와 ‘심지’가 합쳐진 경우다.

한편 학내학술운동의 대표적 매체로서 대학의 담론을 주도하고 세미나 교재, 세미나 진행법 소개 등을 담당해온 『학회평론』, 『Alternative Review』 등은 학회활동이 감소함에 따라 폐간된 상태다.


◆ 대안 모색 노력
세미나를 활성화하기 위해 교재로 서적 외에 영상물을 이용하기도 한다. 그 밖에도 학회를 홍보하는 공개 세미나를 계획하거나 강연회 개최, 학회지 배포를 통해 학회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편 광역화 이후 과로서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외교학과, 사회학과 등에서는 교수, 대학원생 등도 참여해 학과 차원에서 학회를 만드는 경우도 있다.

교수학습개발센터(CTL)에서는 학생 연구참여 활성화를 위해 ‘Small Group Seminar’를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학생이 박사과정생 등 지도 가능한 튜터를 구해 연구주제에 대한 제안서를 내면 선정과정을 거쳐 연구비를 지원한다.

그러나 이 제도에 대한 개선 요구도 있다. 손준우씨(사회학과ㆍ04)는 “직접 만나기 어려운 학부생과 대학원생의 만남을 매개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구교형씨는 “학교 측이 단순히 돈을 지원해주는 데 그치지 말고 학습풍토 조성 및 학생과 교수의 간담회 주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철학학회 ‘꿈비날’에서 활동해온 조지혜씨(교육학과ㆍ01)는 광역화 이후 성적 경쟁으로 학회가 정체되자 고민 끝에 리포트 발표회 ‘놀이터’를 기획했다. 학문에 대한 열정을 놀이처럼 자유롭게 나누고 배우자는 뜻이다. 2004년부터 시작한 이 행사에서는 수업 중 좋은 평가를 받은 학생들의 리포트, 최우수 졸업 논문 등이 발표된다. 올해부터는 교수도 참여하는 등 자리를 잡아가고 있으나, 일회성 행사가 아닌 지속적인 소통의 장으로 연결시켜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그동안 학내 학습문화를 이끌어 온 학회, 지속적인 고민을 통해 대안 모색을 위해 노력할 때 한걸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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