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화) 박물관 강당에서 ‘인도 불교유적과 동아시아의 구법승(求法僧)’을 주제로 심포지엄이 열렸다. 이번 행사는 한국학술진흥재단의 지원 하에 2003년부터 진행중인 ‘동아시아 구법승과 인도의 불교유적’ 연구의 2년차 연구 발표와 미술사와 시각문화학회 춘계학술포럼을 겸해 이뤄졌다.

이날 심포지엄은 오전, 오후로 나눠 진행됐다. 오전에는 날란다와 보드가야 지역을 중심으로 진행된 연구 성과에 대한 발표가 있었다.

강희정 연구원(인문학연구원)은 ‘보드가야의 불교유적과 구법승’ 발표에서 “구법승과 인도 불교유적 연구가 포스트-굽타기(6세기~8세기)에서 팔라 시대(8세기~12세기)까지의 공백을 메워줄 징검다리가 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 보드가야 일대 유물과 날란다 등 동인도 일대 불교미술의 구체적 비교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오후에는 미국 불교미술학계의 권위자인 조앤너 윌리엄스 교수(버클리대ㆍ미술사학)가 ‘동아시아 구법승과 상카시야 유적’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부처의 도리천 강하가 있었다고 전해지는 상카시야 지역의 위치에 대한 논란을 제시했다.

현재 남아있는 구법승들의 기록에 따르면 상카시야 지역에는 아쇼카왕이 세운 사자모형 주두(柱枓)의 기둥이 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현재 상카시야로 추정되고 있는 곳에서는 사자모형의 주두는 발굴된 적이 없고 코끼리모형 주두만 발견돼 논란이 되고 있다.

윌리엄스 교수는 이 논란에 대해 크게 두 가지 설을 제시했다. 하나는 코끼리와 사자모형 주두가 모두 존재했으나 아직 사자모형 주두가 발굴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설이다. 또 그는 현재 상카시야로 추정되는 지역이 실제로는 전혀 엉뚱한 지역일 수 있다는 설도 제기했다.

윌리엄스 교수는 “상카시야는 법현과 현장 기록의 정확성에 의심을 품게 하는 장소”라며, 고대 인도사 복원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구법승 기록의 불분명성을 지적했다. 

구법승 기록, 불분명하지만 사료로서 가치있어


뒤이은 김혜원 박사도 구법승 기록의 사실성에 대해 마투라 지역의 예를 들어 발표했다. 마투라 지역은 1~6세기 동안 불교미술의 중심지였으나 이 지역을 방문한 구법승들의 기록에서는 불교미술의 대표적인 조형물인 불상에 대한 언급을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법현의 『법현전』과 현장의 『대당서역기』에 나타난 스투파와 우파굽타의 사원 등의 예를 들어 “구법승들의 기록이 현존유물이나 권위있는 문헌과 일치하지 않더라도 불교미술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사료로서 가치를 지닌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이번 연구에 인도 현지공동연구원으로 참여한 아누파 판데 교수(뉴델리 국립박물관대학원)가 바그석굴 사원의 ‘난다-순다리 아바다나’ 벽화를 주제로 발표했다.

연구 팀장인 이주형 교수(고고미술사학과)는 “동아시아 구법승을 통한 인도불교미술 기초 연연구에 인도 불교사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날란다와 보드가야 지역 조사는 매우 의미있다”며 이번 연구의 중요성을 평가했다. 
 

저작권자 © 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