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영 국어국문학과ㆍ03

지난주 『대학신문』은 ‘학회,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다’ 기획기사를 한 면 전체에 걸쳐 실었다. 학회의 역사와 현재 서울대에 있는 학회들을 소개했고, 활성화 노력이 이어져야 한다고 제언하는 내용이 담긴 기사였다. 더불어 ‘나의 학회생활’이라는 주제로 기고한 인문대 한 교수님의 글도 실려 있었다.

신입생 시절 과/반 선배들에 의해 조직된 새내기 교양학회라는 3주짜리 단기학회 외에는 따로 학회라는 것을 해본 적이 없었던 터라 다양한 관심사를 반영한 학회에 관한 소개가 흥미로웠다. 학교에 의해 정해진 틀에서 공부하는 것이 아닌, 자율적인 학습문화로 형성되어 있는 학내 많은 학회들에 대해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나 할까. 더불어 나와 대학을 다닌 시대가 다른 교수님의 학회 생활에 관한 기고문은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우리 세대보다 억압적이었고 판매 금지도서가 암암리에 읽혀지던 그 시기의 학회활동은 지금보다 훨씬 사상적이었고, 그래서인지 학생들의 자존심을 자극해 매우 활성화됐던 것 같다. 그러나 지금의 학회는 그러한 치열성에서 벗어나 있는 만큼 기사에서 지적한 대로 활성화를 위해서 새로운 방향으로 대안을 모색해야 할 듯 싶다.

다만 아쉬운 점은 거창했던 주제와는 달리 학내 여러 학회에 대한 심도있는 분석기사가 되지 못하고, 전체적으로 내용이 부실했다는 점이다. 취지는 와 닿았으나 알맹이가 부족했다. 7면 전체를 학회기사에 할애했음에도 자료수집에 가까운 딱딱한 기사여서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하기 어려웠다. 학회의 역사나 학회의 이름 나열보다는 현재의 활성화된 학회 하나를 중점적으로 인터뷰해 학생의 목소리를 생동감 있게 담아냈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일부 단과대 소속 학생들에 치중한 멘트 처리는 과연 학내 전반에 걸친 학회 문화의 분석을 위한 기사였는지 의문스럽게 한다. 학회를 소개하기 위해 인터뷰했던 사람들이 대개 사회대에 치우쳐 있었다. 다양한 단과대로 인터뷰 대상을 넓혔어야 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든다. 기획기사에 걸맞은 심도있는 내용을 학생들의 활동을 중심으로 생동감있게 보도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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