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언론의 현 위치는 어디인가

중국의 언론학자들이 모여 중국 언론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가 지난 27일(금) 16동 희관 기념홀에서 마련됐다. 이번 ‘중국 언론학자에게 듣는 중국 언론의 어제와 오늘’ 포럼은 언론정보연구소가 정기적으로 주최하는 언론정보학 포럼의 일환이다.

랑진송 교수(중국 매스미디어대ㆍ신문학)는 ‘중국 언론개혁의 동향과 과제’ 발표에서 중국 언론개혁의 진행 상황에 대해 소개했다. 그는 “현재 중국에서는 민간자본과 외자유치 가속화, 네트워크 텔레비젼 등 새로운 매체 확산 등을 통해 언론 개혁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랑 교수는 관리체제 정비와 이익 창출 도모를 통한 중국 언론개혁의 발전방향을 제시했다.

발표가 끝나고 양승목 교수(언론정보학과)는 “한국에서 언론개혁은 언론 민주화를 의미하는 데 비해 중국에서는 미디어 시스템의 현대화를 말하는 것 같다”며 양국간의 용어와 인식의 차이를 지적했다.

주샤오메이 교수(칭화대ㆍ인문대학)는 ‘지구화와 토착화의 이중고민을 하는 중국 대중문화연구’ 발표에서 “중국 대중문화 연구는 글로벌화와 토착화 사이의 고민 속에 빠져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통에 대한 이론적 정립과 중국문화의 국제적 이미지를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발전방향에 대해 언급했다.

고유의 문화를 유지해야 한다는 과제는 공감을 얻었으나 “전통문화를 잃어버리면 도덕의 추락과 정신의 멸망이 초래된다”는 등 전통의 중요성을 매우 강조하는 중국학자의 주장은 한국의 청중들에게 문화적 차이를 느끼게 했다.

특히 주샤오메이 교수는 「붉은 수수밭」, 「귀주 이야기」 등을 만든 영화감독 장이모우에 대해 “중국의 낙후한 이미지를 이용해 서양세계가 원하는 동양에 대한 상상적 이미지를 만들어 상업적 이익을 실현한다”며 “중국의 전통문화 중 나쁜 부분만 추려내 만든 그의 영화를 바람직한 문화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혹평했다.

영화, TV 프로그램 등
중국 대중문화 연구 발표



이에 대해 장윤재씨(사회대 석사과정ㆍ언론정보학과)는 “그의 영화를 통해 우리가 보는 것은 중국의 낙후성이 아니라 중국의 전통적 색채와 과거모습인 경우가 많다”며 “장이모우 감독이 중국 공산당과 현대사에 대한 비판을 담은 영화를 만들었던 경력이 중국 내의 그와 같은 비판과 관련된 것은 아니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주 교수는 최근의 매체경영에서 이익창출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설명하며 그 예로 중앙TV 방송국에서 지난 2003년 실시했던 ‘꼴등 탈락제도’를 소개했다. 이 제도로 인해 ‘독서시간’, ‘인물’ 등의 교양프로그램이 줄줄이 종영됐다.

인러 연구원(중국사회과학원) 역시 중국 언론계의 시장 경쟁 환경 강화추세를 설명하고 이에 따른 텔레비전 프로그램의 변화에 대해 분석했다. 현재 중국 텔레비전은 드라마와 오락프로그램의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으며, 대중들이 직접 참여하는 프로그램이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언론정보연구소 소장 윤석민 교수(언론정보학과)는 이날 포럼에 대해 “우리나라와 중국 사이에 언론에 대한 근본적 인식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낀 자리였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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