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화 기능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관악캠퍼스  
학문간 통합 가능한 환경친화적 문화공간 조성해야

우리 대학이 관악 캠퍼스로 이전하여 대학 기구의 종합화를 이루게 된 것이 벌써 30년이 되었다. 지난 1975년 서울대학교는 여러 곳에 분산되어 있던 단과대학과 연구소를 관악캠퍼스로 이전하였다. 최근에 농생대의 이전도 마무리되면서 오랫동안 추진해온 종합캠퍼스 계획을 완결함으로써, 국내 최대의 종합 대학 캠퍼스로서 그 규모를 자랑하게 되었다.

그러나 관악 캠퍼스는 대학 캠퍼스의 전체적인 구상에 있어서나 그 운영에 있어서 ‘종합화’라는 당초의 목표를 제대로 확립하지는 못하였다. 캠퍼스의 규모가 엄청나게 확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교육 연구 시설에 있어서 학문 간의 불균형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교육과 연구 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후생 복지 시설도 여전히 부족하다. 특히 대학 캠퍼스의 전체적인 구도와 그 기능을 조절할 수 있는 통합적인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함으로써 전반적인 운영의 효율성을 기하기도 어렵다.

관악 캠퍼스를 학문 연구와 교육을 위한 통합적인 공간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지난 30년 동안의 캠퍼스 관리와 운영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고심해야 할 것은 문화적 공간으로서 대학 캠퍼스를 재구성하는 일이다. 관악 캠퍼스의 모든 건물들은 지형적 조건에 맞물려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그 공간 배치에서 드러나고 있는 불균형의 문제를 물리적으로 해결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관악 캠퍼스의 자연적 조건과 공간의 기능성을 고려하면서 각 교육 연구 단위들의 공간과 그 영역을 재분할하고 새로운 연결 통로를 구축한다면 그 불균형을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다.

관악 캠퍼스가 교육과 연구를 위한 공간적 조건을 제대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캠퍼스 환경에 대한 환경 친화적 접근이 절실하다. 관악 캠퍼스는 관악산의 자연 경관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므로, 이 자연적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여 쾌적한 교육 연구 환경을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이제 더 이상 교육 연구 시설의 확보를 위한 녹지 공간의 파괴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 폭주하고 있는 교통량의 효율적인 조절과 통제도 시급하다. 대학 캠퍼스의 모든 통로로 자동차와 오토바이가 질주하는 것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되며, 캠퍼스의 구석구석을 모두 주차장으로 만들어서도 안 된다. 대학 캠퍼스는 언제나 대학인 모두에게 열려 있다. 그러므로 그 환경의 운영과 관리 책임도 대학인 모두에게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대학 캠퍼스의 종합화는 대학 기구와 조직의 통합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대학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학문적 활동은 그 자체가 독자성을 가지는 것이지만, 타 학문과의 지속적인 대화가 필요하다. 모든 학문이 서로 대화를 통해 새로운 학문적 조류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학제적 연구의 활성화도 기할 수 있는 것이다. 관악 캠퍼스가 대학의 종합 캠퍼스로서 활기찬 교육과 학문의 대화적 공간이 되고 창조적 문화 공간이 되도록 하는 것은 우리 대학인 모두의 책임이다. 

저작권자 © 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