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중 읽을만한 책
방학 중 읽을만한 책
  • 대학신문
  • 승인 2005.06.05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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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떠나는 한여름 밤의 꿈

◆ 문학분야 추천도서

님의 침묵
한용운 지음, 서울대학교 출판부

만해 한용운의 시집 『님의 침묵』이 간행된 지도 어느덧 80여 년이 되었다. 짧은 한국 근대 문학의 역사를 되돌아보건대, 만해 한용운만큼 지속적으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온 시인도 드물 것이다. 그는 대중성과 작품성을 두루 갖춘 우리 근대시사의 몇 안 되는 시인들 중의 한 분이다.

이 시집이 발간되었을 때 그는 불혹의 나이를 훨씬 지난 47세였다. 그 즈음 우리 문단은 아주 젊은 20대 초반의 일본 유학생들이 주도하고 있었다.따라서 만해는 자연히 문단에 관심을 두지 않았고, 그들과 깊이 교유하지 않았다. 그는 우리 역사에서 가장 빛나는 3[]1운동 33인의 한 사람으로서 주도적으로 이 운동을 이끌어 갔다. 『님의 침묵』은 당대에 발표되었던 여타의 작품과 비교할 때, 종교적 사상의 깊이로 보나, 간절한 민족 사랑으로 보나, 더 나아가 자연스러운 우리말 구사의 측면에서 보나 훨씬 뛰어난 시집이라는 것은 매우 당연한 사실로 판단된다. 아마도 우리 근대문학에서 『님의 침묵』이 없었다면 우리는 반쪽의 문학사만을 가지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한계전(국어국문학과 명예교수)

◆ 인문과학분야 추천도서

에코그라피: 텔레비전에 대하여
자크 데리다[]베르나르 스티글러 지음, 김재희[]진태원 옮김, 민음사

원격통신기술이 공적인 삶은 물론 사적인 삶까지 규정하는 시대. 텔레비전으로 대변되는 영상매체가 의사소통과 표현의 양식을 결정하는 시대. 이 시대의 유래와 미래를 생각하기 위해서, 이 시대의 축복과 위험을 성찰하기 위해서 누구나 펼쳐볼 만한 책이다. 두 저자의 논의는 토론과 대담 형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철학을 전공하지 않는 독자들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는 것은 기술, 이미지, 매체 등의 본성만이 아니라 서양철학사의 첨단을 대변하는 데리다의 해체론이다. 해체론은 형이상학적 사유의 바깥에 대해, 그 바깥으로 나아갈 수 있는 가능성과 그 조건을 묻는다. 이런 물음은 형이상학적 사유가 단번에 측정하거나 쉽사리 넘어설 수 없는 범위를 이룬다는 체험 속에서 이루어진다. 이 책을 읽으면 원격통신기술에 의해 조성되고 매개되는 사회적 공간 역시 유사한 문제를 제기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대의 역사적 현실을 조건짓는 기술의 위력이 얼마나 큰지, 또 그 기술의 바깥으로 향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실감할 수 있는 것이다.

-김상환(인문대 교수[]철학과)

◆ 사회과학분야 추천도서

경제와 사회
막스 베버 지음, 박성환 옮김, 문학과 지성사

현대사회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여러 면에서 합리성이 증대되고 서로 착종되고 복합화되면서 범세계화되고 있다. 이러한 현대사회의 다양한 사회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고 각 영역에서 공정하게 사회시스템을 운영해가는 것은 시급하다. 하지만 우리 주위에는 그 지위에 관계없이 전문지식의 위기나 정책실패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때문에 많은 사회적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정치학, 경제학, 사회학 등으로 전문화되어 전체적인 분석과 이해력을 결여한 데서 기인한다.  

따라서 날로 속도감과 복합성을 더해가는 현대사회를 심도있게 이해하고 변화를 주도하기 위해서는, 사회현상의 가장 기본적인 개념과 이론을 깊이 천착하고 그에 기반하여 현대사회의 다양한 현상에 대한 변화를 민감하게 따라가면서 동시에 그에 상응하여 새로운 개념과 인식틀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현대사회의 이해의  출발점으로서 막스 베버의 『경제와 사회』를 적극 추천한다. 이 책은 경제행위, 화폐, 분배, 경제의 사회적 질서, 지배, 법, 정당, 대의제, 노동, 계급, 도시 등 근대 자본주의를 사회의 다양한 측면의 기본현상과 개념을 정리하고 있다. 독자들은 각 장의 유기적인 연계보다는 각 기본개념과 범주를 꼼꼼하게 이해하고 분석적으로 정리하기 바란다. 2∼3번을 통독하면 현대사회의 복합성을 통찰할 수 있는 시야가 열릴 것이라 확신한다.      

-서이종(사회대 교수[]사회학과)

 ◆ 자연과학분야 추천도서

코스모스(Cosmos)
칼 세이건 지음, 홍성수 옮김, 사이언스북스,

과학책의 대표 걸작, 20세기에 가장 많이 읽힌 과학 고전.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는 1980년 미국에서 출간된 이래 영어판만 600만부가 팔린 ‘초 베스트셀러 과학서’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천체현상에 대한 지식의 재미를 넘어서 우주와 생명의 신비를 파헤치는 풍부한 상상력과 통찰로 사람들을 사로잡는다. 우주의 탄생, 은하계의 진화, 태양의 삶과 죽음, 우주를 떠돌던 먼지가 의식 있는 생명이 되는 과정, 어쩌면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울 수 있는 외계 생명의 존재 가능성 등이 250여 컷의 사진과 일러스트와 함께 묘사된다.

예를 들어 수많은 운석공을 가진 달과 두터운 이산화탄소 대기로 지옥 같은 열에 시달리는 금성을 비교한 글을 읽으면 푸른 지구를 지키기 위해 인류는 무엇을 해야 할지 깨달을 수 있다. 『코스모스』이후 20여 년 동안 우주의 신비를 소개하는 책들이 수없이 나왔지만 이 책은 과학의 고전답게 지금도 뒤쳐지지 않는 내용으로 싱싱한 생명력을 뽐낸다.

칼 세이건은 광막한 대우주의 세계를 누비며 끊임없이 ‘우리는 과연 누구인갗란 질문을 던진다. 그는 “우리도 코스모스의 일부”라고 주장한다. 저자에 따르면 인간이 우주를 탐사하고 지구 생명의 본질을 알려고 노력하며 외계 생물의 존재를 확인하려고 애쓰는 것은 ‘인간은 무엇인갗라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다.

-월간 『과학동아』 김상연 부편집장

◆ 문화예술분야 추천도서

사랑한다면 그림을 보여줘
공주형 지음, 학고재
놀이와 예술 그리고 상상력
진중권 지음, 휴머니스트

다정한 큐레이터 공주형이 사귄 작품들 『사랑한다면 그림을 보여줘』는 작가의 잔잔한 일상이 그림과 함께 맛깔스럽게 전해지는 책이다. 그의 책 속에는 딱딱한 미술사도, 머리 아프게 만드는 전문용어도 없다. 한편 한편의 그림 속에서 어쩌면 그리도 많은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오는지. 이 책을 덮을 때쯤이면 아마도 공주형이란 이를 사랑하게 될 것 같다. 

유쾌한 미학자 진중권의 7가지 상상력 프로젝트 『놀이와 예술 그리고 상상력』은 즐겁게 놀줄 아는 이가 명쾌하고 호탕하게 써내려간 일탈의 미학을 열거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작가는 독자에게 놀자고 하고 독자는 덕분에 동적(動)일 수밖에 없다. 그것이 귀찮기보다는 즐겁다. 비록 때론 책을 거꾸로 들고 눈이 빠져라 들여다봐야 하는 수고조차도 이 책을 읽는 즐거움 중 하나다. 진중권에게서 빨간 바이러스라는 딱지를 떼어낸 멋진 책이다.

-월간 『예술의전당』 김미희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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