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전학대회는 개회시간 이후, 한 시간 내에 시작할 수 있도록 합시다”

 

참석한 사람이 적어 썰렁했던 회의장 분위기를 무마하기 위해 총학생회장 박경렬씨(응용화학부․98)가 좌중을 향해 농담을 던졌다. 순간 회의장은 씁쓸한 웃음이 감돌았다. 총학생회칙 개정에 따른 첫 전체학생대표자회의(전학대회) 공청회는 학생들의 ‘무관심’ 속에 이렇게 시작됐다.

 

이날 공청회는 20명이 참가해 개회 정족수 19명을 겨우 넘겨 가까스로 열렸다. 때문에 4시 30분에 열렸어야 할 공청회는 한 시간이 훌쩍 넘은 5시 43분에야 시작됐다. 여느 전학대회나 지난 학기에 있었던 시범 공청회 때와 마찬가지로 개회 정족수를 채우기 위해 개회를 연기하는 해프닝이 그대로 이어진 것이다.

 

학생들의 ‘무관심’보다 실망스러운 것은 이날 공청회에 임하는 총학의 ‘무관심’이었다. 첫 공청회인 만큼 일반 학생들이 그 존재조차 몰랐을 수도 있는 행사였다. 전학대회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학생들도 상당수 있는 것을 감안하면 홍보의 파급력은 그만큼 대단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공청회에는 홍보포스터를 500여 장이나 학내에 부착했던 시범 공청회와는 달리 전학대회 곁다리로 공청회 일정을 쓴 자보 몇 장과 총학 인터넷 게시판의 홍보 글 하나가 전부였다.

 

전학대회 공청회는 전학대회에 참여하지 못하는 일반학생들에게 실질적인 참여권리를 부여하기 위해 현 총학이 제안했다. 예전 같으면 일반학생이 안건을 상정하려면 300인이나 대의원 1/5 이상의 연서가 필요했지만 이제는 공청회를 통해 안건을 새로 상정하거나 이미 총운영위원회에서 결정된 안건을 수정할 수도 있다. 지난 5월 임시 전학대회에서 개정된 총학생회칙을 통해 실시가 의무화된 이 행사는 취지상 일반학생들의 참여가 가장 중요하다.

 

총학생회칙에 따른 첫 행사였던 것만큼 좀 더 세심한 배려가 필요했다. 학생들의 관심을 포기하기에는 아직 너무 이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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