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가 스스로 말하게 하라


박병욱 교수(통계학과)가 미국통계학회(ASA. American Statistical Association)와 수리통계학회(IMS. Institute of Mathematical Statistics)에서 통계학 분야의 연구 업적을 인정받아 두 학회의 영예회원(Fellow)으로 동시에 선정됐다. 시상식은 지난 8월 9일 미국 미니애폴리스에서 있었다.

ASA는 1839년 설립됐으며 전세계 17,000여명의 회원이 소속돼있고, 1935년 설립된 IMS에는 약 4,100명의 회원이 소속돼 있다. 통계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두 학회는 통계학의 이론과 응용에 탁월한 연구 업적을 쌓은 회원을 매년 영예회원으로 선정한다. ASA의 경우 매년 전체회원 수의 0.33%이하만을, IMS는 매년 10~15명 정도를 영예회원으로 뽑는다. 박 교수는 ASA와 IMS에서 국내 최초로 영예회원이 됐다.

박 교수가 두 학회로부터 인정받은 연구 분야는 비모수(非母數-nonparametric) 추론이다. 그는 “통계학자는 관측되지 않은 현상을 예측하기 위해 변수를 포함하는 통계모형을 설정한다”며 “이 통계모형에서 추론의 대상인 미지의 값 영역을 무한차원의 함수공간으로 설정하는 것이 비모수 추론이다”고 설명했다. 통계모형에서 미지의 값을 유한차원의 공간으로 설정하는 모수 추론과는 달리 비모수 추론은 함수의 차원을 무한차원으로 설정하기 때문에 설정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하지 않는다. 박 교수는 “비모수 추론을 사용하면 미지의 함수를 더욱 정확하게 추정할 수 있다”며 비모수 추론의 의의를 밝혔다.

“비모수 추론연구에서는 ‘자료가 스스로 말하게 하는 것’, 즉 추론 과정에서 자료에만 의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 그는 “그러나 자료에는 항상 오차가 있어 추론에 심각한 오류가 생길 수 있고, 비모수 방법론은 자료의 차원이 커질 경우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표본크기에 맞춰 자료에 대한 의존성을 조정하는 ‘평활량 선택’ 과정을 거쳐야 한다. 박 교수는 이 평활량을 쉽고 효율적으로 선택하는 연구를 수행해 독창성을 인정받았다.

박 교수는 “앞으로 ASA에서 통계학 연구회의 임원직을 맡을 예정이고, IMS에서는 평의회 임원 후보를 추천하는 추천위원회에서 활동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김이선 기자 jawohl23@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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