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호’ 두고 벌어진 국제 분쟁이 수교의 걸림돌

알렉산더 대왕(B.C. 356∼323), 아리스토텔레스(B.C. 384∼322) 그리고 마더 테레사(1910∼1997) 수녀.


이들 인물이 태어난 곳은 바로 오늘날의 '마케도니아 공화국'(마케도니아)이 자리한 지역이다. 발칸반도에 위치하고 있는 마케도니아는 옛 '유고슬라비아 사회주의 연방공화국'(유고 연방)을 구성하고 있던 6개 공화국 가운데 하나였다. 유교 연방이 무너지자 마케도니아는 국민투표를 거쳐 91년 9월 연방으로부터 독립했다.


드넓은 녹지 위에 호수가 드리워진 국토를 가진 마케도니아는 저마다 독특한 풍습을 지닌 수많은 민족으로 구성돼 있다. 마케도니아에는 마케도니아 슬라브인, 그리스 마케도니아인, 알바니아인, 터키인, 세르비아인, 집시(Gipsy)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민족들이 자신의 풍습과 종교를 지키며 살고 있고, 그런 만큼 정치적 갈등과 반목도 존재하고 있다. 2001년에는 집권층인 슬라브계의 차별에 불만을 품은 알바니아계 반군조직이 자치권을 요구하며 정부군과 유혈분쟁을 빚기도 했다.


마케도니아는 '유럽의 화약고'로 더 잘 알려진 발칸반도에 자리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주변국의 이해관계가 서로 맞물려 있는 곳에 있다 보니 마케도니아는 대외적으로도 풀어야할 숙제가 적지 않다.


특히 그리스와의 관계가 대표적이다. 그리스는 '마케도니아 공화국(Republic of Macedonia)'이라는 국명에 대해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마케도니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그리스는 나라 이름을 마케도니아로 정한 것부터가 영토 팽창 의도가 깔려 있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독립 선포 후 마케도니아 정부는 북부 그리스의 옛 마케도니아 영토가 포함된 '대 마케도니아(Greater Macedonia)' 지도를 제작 배포했다.


92년 마케도니아는 그리스가 자국의 상징이라고 주장하는 'The Vergina Sun'문양을 국기로 채택하였다. 이에 대해 그리스 정부는 국기의 사용 중지와 '그리스 내의 옛 마케도니아 영토 수복 및 노예 상태에 있는 마케도니아인 해방 추구'를 명시한 마케도니아 헌법의 수정을 요구하며 마케도니아에 대한 경제 제재에 들어갔다.


마케도니아는 결국 93년 4월 서방의 중재 안을 반영한 안보리 결의(제817호)에 따라 '구 유고 마케도니아 공화국(FYROM)'이라는 임시 국호로 국제연합(UN)에 가입하였다.

우방 그리스와의 관계 고려
마케도니아와 수교 교섭 지연

95년 두 나라는 관계정상화를 위한 잠정협정에 서명하였다. 현 국경의 준수를 골자로 하는 헌법 개정과 새로운 국기 채택을 조건으로, 그리스 정부는 마케도니아 정부를 승인하고 경제 제재를 풀었다. 하지만 마케도니아가 '국명만큼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국호를 둘러싼 분쟁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다.


95년 10월 한·마케도니아 두 나라 외무장관은 '조기 수교 원칙'에 합의하기도 했으나 96년 8월 한총련 사태 당시 마케도니아 공산당이 한총련을 지지하고 유고주재 한국대사관에 한국 관련 시설물에 대한 공격 의사를 알려 오면서 두 나라 관계는 얼어붙기도 했다.


외교통상부 구주 2과의 마케도니아 담당 사무관은 "양국이 공히 수교를 희망하고 있으나 마케도니아 국명 문제 등으로 인하여 수교 교섭이 지연되고 있다"며 "한국의 전통 우방국인 그리스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마케도니아와 93년 11월에 수교했다.

 

저작권자 © 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