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전문가 워크숍’

지난 7일(수)부터 이틀간 한국기후변화협의체(KPCC. Korean Panel on Climate Change)의 주최로 세종문화회관에서 ‘기후변화 전문가 워크숍’이 열렸다. 이번 워크숍은 최근 급변하는 기후가 생태계와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를 수행하고 적절한 대응방안을 찾기 위해 마련됐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의 박은영씨는 ‘왕겨의 Heat Flux별 연소특성에 관한 연구’를 주제로 발표했다. 박 연구원은 “가을 농작물의 대표적 잔여물인 왕겨를 Heat Flux(열유속. 단위 시간당 가해지는 열의 양)를 달리해 연소시키면 발열량, 일산화탄소와 이산화탄소의 방출량 등 연소 특성에 어떤 변화가 나타나는지 관찰했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열유속이 낮은 경우는 점화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고 연소 시간이 짧아 완전히 연소되지 않은 잔류시료가 많았고, 지구 온난화에 영향을 미치는 이산화탄소와 일산화탄소의 배출량이 더 많았다”고 발표했다.

또 그는 “관찰 결과는 바이오매스(Biomass) 연소가 온실 가스 배출에 미치는 영향 연구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바이오매스는 태우거나 썩힘으로써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가축 분뇨, 농작물 찌꺼기 등의 생체 에너지원으로, 대체 에너지로서의 가능성을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최근 가로수 낙엽의 소각에서부터 토지 개간, 농업 활동 등에 이르기까지 바이오매스의 연소가 늘어나며 환경파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구환경연구소 오성남 소장은 “세계의 수많은 곳에서 잔여 농작물의 소거가 일어나는 중”이라며 “왕겨라는 작은 분야에 대한 실험이지만 바이오매스 연소에 대한 좋은 예시였다”고 평가했다.

한편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수자원연구부의 김현준씨는 조선왕조실록에 나타난 자연재해 기록 분석을 통해 과거와 현재의 태풍을 비교했다. 조선시대에는 ‘태풍’ 대신 주로 ‘큰 비’ 혹은 ‘큰 물’이라 기록하고 ‘거센 바람’, ‘대풍’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김 연구원은 태풍을 단순한 홍수기록과 구분하기 위해 바람으로 인한 피해와 비로 인한 피해가 동시에 기록된 시기를 선별했다. ‘22일 다시 큰비가 억수 같이 퍼붓고 바람이 거세지더니…거목이 뿌리째 뽑혀 떠내려갔다… 완전히 백사장이 됐다’ 등의 기록을 분석한 결과 김 연구원은 “선조 36~38년 시기의 태풍 피해 지역과 시기, 규모가 2002년과 2003년에 발생한 태풍 루사, 매미와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우경식 교수(강원대ㆍ지질학과)는 “카트리나가 지나간 후 무너진 제방을 뒤늦게 수습하는 미국의 경우에서도 알 수 있듯, 기후 변화의 피해를 어떻게 예방해야 하는가에 대한 연구 역시 필요하다”며 학술 대회에서 부족했던 점을 지적했다. 이어서 그는 “그런 의미에서 기후 이해의 방법을 과거 연구에서 찾도록 제안한 태풍 비교 연구는 의미 있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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