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하반기 전학대회 이후 전학대회에 대한 학내 담론이 제대로 형성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이번 전학대회의 경우 담론을 형성시킬 만한 특별한 사안이 있었는지 반문할 수 있지만, 총장약속 이행과 징계철회, 국립대 법인화 반대를 요구하는 교육관련 사안만 보더라도 학생사회에서 매우 중요한 쟁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전학대회의 대의원 중 한 명으로서 전학대회에 대한 ‘비판을 위한 비판’을 거부하지만, 전학대회의 더 나은 발전을 위한 반성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점에서 먼저 동아리연합회 대의원들의 출석률이 낮았다는 것을 전체 대의원과 서울대 전체 학우들 앞에 깊이 반성한다.

이번 전학대회는 큰 문제 없이 진행되었다고 생각한다. 다만 회의 시작시간이 늦어져 전체적인 진행에 여유가 없었다는 점이 가장 아쉽다. 회의 시작 시간이 늦어진 것은 전체 대의원들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고 할 수 있지만, 그런 이유로 각자에게 부여된 책임감이 분산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회의 시작 시간을 엄수해야 하는 것은 비단 전학대회가 서울대 전체 대표자들의 회의라는 엄숙함을 가지고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시작 시간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회의가 조급해지기 쉽기 때문이다. 회의가 어떠했는가는 안건 하나하나를 얼마나 여유를 두고 검토하고 논의하는가에 달려 있다.

전학대회의 위상을 더욱 높이기 위해서는 전학대회의 출석률을 70%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할 것이다. 또한 전학대회가 관료적인 회의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일반 학우들을 대상으로 하는 홍보에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 대동제가 서울대를 대표하는 한바탕 놀이판이라면 전학대회도 그와 같이 서울대를 대표할 수 있는 회의로서 대중적인 인지도를 얻어야만 한다. 예전처럼 전학대회의 대표성을 문제삼는 것에 대해, “전학대회는 최고의 의사결정기구”라는 원칙적인 대답을 하는 것만으로 전학대회를 옹호하는 것은 권위적인 자세다. 전학대회가 관악 전체의 일이라는 것, 전학대회도 즐거울 수 있음을 알릴 수 있다면 전학대회에 대한 학우들의 신뢰도는 회복될 수 있을 것이다.

전학대회에 대의원이 아닌 일반 학우들의 참여가 부족한 점은 이번에도 계속되었다. 단순한 반성만으로는 이 문제가 다음번에도 해결되기를 바랄 수는 없을 것이다. 전학대회에서 대의원으로 포함되지 않는 학내 자치단체의 대표들을 적극 초대하려는 노력이 있다면 전학대회의 위상을 높이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김가람 동아리연합회 회장(독어독문학과·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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