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국가지원 연구센터를 가다 ④ 노화및세포사멸 연구센터

지난 2000년 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한국의 노인 인구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에 건강한 노년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고 있다. 연건 캠퍼스 의대 분관에 위치한 노화및세포사멸 연구센터(연구센터)는 ‘늙는다’는 현상에 대해 연구하는 곳이다.

연구센터 소장 박상철 교수(생화학교실)는 “노화 연구는 늙지 않는 방법이 아닌 건강하게, 멋지게, 당당하게 늙을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이라 소개했다. 구체적으로 이곳은 ▲생명체가 왜 늙는가에 대한 분자적, 세포적, 동물적 수준에서의 연구 ▲노화에 따른 주름살과 같은 형태적 변화와 시력 감퇴 등의 기능적 변화 분석 ▲노인 질병 예방 방안 ▲100세가 넘는 장수인들의 특징조사 등을 수행한다.

박 교수는 “젊은 세포와 늙은 세포에 독성물질을 가했을 때 젊은 세포가 손상을 더 많이 받는다는 연구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독성물질에 노출됐을 때 늙은 세포에서보다 젊은 세포에서 스트레스 유도성 효소가 더 활성화됐다. 그는 “노화는 세포가 죽어가는 과정이 아니라 생존하기 위한 변화의 과정”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은 저명한 학술지 『네이처 메디슨』에 실리기도 했다. 또  세포는 한 번 노화되면 원상태로 되돌릴 수 없는 노화의 비가역성을 가지고 있지만 세포 기능과 형태 변화에 대해 일부 조정이 가능하다는 것을 밝혀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한국 100세인 연구’ 결과는 모두 이 곳에서 나온 것이다. 연구센터의 교수와 연구원들은 100세 이상 장수노인의 특징을 연구하기 위해 매년 장수 노인이 많은 국내 지역을 방문한다. 특히  장수하는 노인들의 개체적 특성에만 중점을 두던 이제까지의 연구 동향과는 달리 처음으로 인간의 사회ㆍ환경적인 요인도 연구하고 있다.

올 여름 한센병 환자들이 살고 있는 소록도에 ‘100세인 연구’조사를 다녀 온 류성진 연구원(생화학교실 박사과정)은 “소록도의 환자들은 관리시설에서 규칙적인 식사와 운동을 하고, 아플 때 언제든지 가까운 병원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데 이것이 한센병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장수하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한편 그는 “장수지역을 답사할 때 외진 곳에서 자식을 그리워하며 홀로 사시는 노인 분들을 보면 나 자신을 돌아보고 부모님께 효도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했다.

조경아 연구원(생화학교실 박사)은 “노인에 대한 의학적 연구 뿐 아니라 사회적 관심과 제도변화가 함께 필요하다”며 “연구센터의 연구가 시발점이 돼 노인복지개선이 시작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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