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앞이라면 어디서나 즐거운 그녀, 인터넷 동호회 ‘록창고’ 회원 장재화씨(서일대 산업시스템공학과·04)

‘받은 편지함’을 클릭 해본다. 클럽 ‘스컹크헬’에서 보내온 새로운 메일 한 통. 스카펑크(skapunk) 장르의 음악을 연주하는 팀들의 연속 공연이 있다고 한다. 장재화씨(서일대 산업시스템공학과?04)는 곧 바로 친구들에게 “9월 29일 저녁 9시, 스컹크헬 ‘올나잇 스카파티’, 같이 갈 사람 원츄!”라는 단체 문자메세지를 보낸다.

공강 시간에는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토요일마다 홍대 앞에서 열리는 프리마켓에서는 손수 만든 공예품을 팔기도 하는 그녀. 수업이 없는 금요일 늦은 오후, 홍대 앞 놀이터로 향한다. 그네를 타면서 친구를 기다리는 시간이 재밌다. 이따금 무작정 춤도 춰본다.

저녁 9시의 홍대 앞은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종로에 있는 바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 보니 2주일에 한 번 정도밖에 공연을 보지 못해 욕구불만이었다. ‘스카펑크’ 분위기에 맞는 흑백 코디를 연출한 그녀가 ‘스컹크헬’에 입장한다. 중절모를 안 쓰고 와서 오늘 패션 리더 등극은 실패다.

첫 번째 밴드는 ‘게토밤즈’라는 팀. 기타 치는 오빠에게 싸인을 부탁하니 “싸인 같은 거 없어요”라면서 자기 이름을 써준다. 드디어 공연하는 밴드 중 가장 맘에 들었던 ‘넘버원 코리안’이 나왔다. 밴드 멤버 ‘밤톨씨’의 멋진 춤솜씨를 본 재화씨도 그에 뒤질세라 “치키치키붐~ 치키치키붐~”하며 춤사위를 펼쳐본다. 수선함을 틈타 무대에 있는 퍼커션(percussion)도 쳐봤다.

새벽 2시까지 계획됐던 공연이 자정 즈음에 끝나버렸다. 그녀는 맥주 한 병을 더 마시며 몸을 계속 움직인다.‘닭벼슬머리’를 한 오빠와 이야기하면서 ‘공연장에서 슬램(slam) 하면 욕하는 사람들’, ‘공연장 뒤에 앉아서 공연 보는 사람들’이 마음에 안 든다는 의견일치를 본다.

술에 취한 그녀는 지친 듯 공연장 구석에 앉아 잠이 들었다. 평소 “좋아하는 밴드 공연이 끝나나마자 그 밴드를 따라 나가버리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에 대한 예의가 없는 것”이라던 그녀. 오늘은 공연에도, 뒤풀이에도 끝까지 남았다. 친구와 같이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그래도 뭔가 아쉬운 것이 남았는지 “우리는 왜 이리 귀소본능이 강한거냐”며 개탄하는 그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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