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배로 하버드대 교수(경제학) 강연 - 「종교와 경제 성장」

  사회학자인 막스 베버는 1930년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주의 성립에 기독교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한 바 있다. 그러나 정작 경제학자들은 종교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거의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이런 현실에서  지난 1일(화) 서울대에서 열린 로버트 배로 교수(하버드대[]경제학)의 강연 「종교와 경제 성장」은 의미 있는 시도로 평가될 만하다.

  배로 교수는 “문화가 경제 성장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고 지적하고 “종교는 문화의 중요한 부분으로서 경제 성장에 많은 영향을 끼쳐왔으나 이제껏 그 영향력이 간과됐다”며 자신의 연구 동기를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관점에서 진행된 그간의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일반적으로 종교에 대한 믿음과 예배 참석은 동일한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배로 교수는 ‘종교성(Religiosity)’이라는 개념 아래 종교적 믿음과 예배 참석이라는 두 가지 개념을 분리해 연구를 실시했다. 종교적 믿음이 예배 참석과 반드시 연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종교적 믿음과 교회 참여를 분리

각각의 경제적 영향력을 분석해

  그는 “종교적 믿음은 경제 성장을 고무시키는 경향이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지옥과 천국의 존재에 대한 믿음에 대한 연구를 살펴보면 “지옥에 대한 믿음이 강할수록 경제 성장이 현저하게 촉진된다”고 한다. 즉, 천국이라는 ‘당근’보다 지옥이라는 ‘채찍’이 사람들로 하여금 처벌에 대한 두려움을 갖게 해 생산 활동에 더 열심히 참여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또 배로 교수는 “교회 참여율이 높을수록 오히려 경제 성장률은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라고 밝혔다. 이는 종교적 믿음이 경제 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를 고려할 때 흥미로운 결과이다. 이에 대해 그는 “종교적 믿음은 일정하기 때문에 예배 활동이 믿음과 항상 비례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지나친 교회 활동은 자본, 시간 등 자원의 낭비를 초래한다”라고 그 원인을 분석했다.

  그는 “앞으로 절약, 직업윤리, 정직성 등 개인의 경제 관념이 종교적 믿음과 어떠한 관련이 있는지에 대해 연구하겠다”고 밝혀 이후에도 종교와 경제와의 관계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보일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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