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성 있어야 ‘철인’ 됩니다.”
“근성 있어야 ‘철인’ 됩니다.”
  • 박근복 기자
  • 승인 2003.09.2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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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응창 기자
지난달 31일 제주도에서 열린 ‘2003 제주 국제 아이언맨 대회’에는 전 세계의 내로라하는 철인들이 모였다. 877명의 참가자 중에는 서울대생 강태구씨(전기공학부<>95)도 포함돼 있었다. 약 13시간 만에 전 코스를 완주한 그는 나이대 별로 나뉜 그룹별 순위에서 당당히 18등을 차지했다.

보통 철인 3종경기는 바다 수영 1.5km, 사이클 40km, 마라톤 10km로 구성된다. 그러나 이는 ‘올림픽 코스’라 불리는 가장 짧은 철인 3종경기의 룰일 뿐이다. 그가 도전한 ‘2003 제주 국제 아이언맨 대회’의 코스는 바다 수영 3.8km, 도로 싸이클 180.2km, 마라톤 42.195km 등 그 거리만 약 225km에 달한다. 게다가 '철인'이라는 칭호를 얻기 위해서는 열 일곱시간 내에 완주해야 한다.

강씨는 지난 98년 카투사에 입대하면서 달리기와 인연을 맺었다. 입대 전까지만 해도 그에게 달리기는 일종의 ‘벌’에 불과했다. 학창시절 벌로 운동장을 뛰었던 기억 때문이다. 그러나 카투사 복무 중의 달리기는 기억 속의 ‘벌’과는 거리가 멀었다. 부대 안의 미군들은 달리기를 재미있게 즐기고 있었던 것이다. 학창시절 팔굽혀펴기나 역도, 혹은 축구나 농구같은 종목만을 운동으로 취급했던 그에게 미군들의 ‘즐기는 달리기’는 또 다른 문화 충격이었다.

이후 강씨도 달리기를 ‘즐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현재까지 보통사람은 한번 달려 보기도 힘든 42.195km의 마라톤 풀 코스를 일곱 번이나 완주했다. 마라톤을 완주한 그는 철인 3종 경기에도 눈길이 쏠렸다고 한다.

그가 마라톤 뿐 아니라 도로 싸이클과 수영까지 해야 하는 험난한 운동을 선택하게 된 것은 순전히 ‘하고 싶다’는 마음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힘든 종목이다 보니 준비 과정에서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많았다. “잠을 자다가도 ‘일어나서 달려야 한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괴로웠다”고 회상하는 그는 “결승 라인을 통과한 직후 ‘다시는 하지 않으리라’ 결심했지만, 바로 다음 날 기록 단축을 위한 계획을 세웠다”며 웃어 보였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힘들었던 종목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수영, 사이클, 마라톤 중 어느 하나 쉽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제주도에서의 마라톤은 유독 힘들었다”고 답했다. 그러나 “중도에 포기하는 선수들은 대부분 첫 코스인 수영에서 나온다”고 말하며 “바다에서 하는 수영이다 보니 몸싸움이 잦고, 첫 코스인 만큼 앞으로 남은 거리에 대한 압박이 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5년 째 유산소 운동을 하다보니 그는 자신의 성격도 어느새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지속적인 운동은 정신 건강에 아주 좋아요. 스트레스에서 회복되는 시간이 짧아지기 때문”라고 말했다.

그는 요즘도 꾸준히 달린다. 그가 속해있는 서울대 마라톤 동아리 ‘you run, we run’(freechal.com/runnerhigh)는 매주 금요일 서울대 순환도로를 뛴다. 
그는 “철인 3종경기는 일단 하고자 하는 마음이 중요해요. 그리고 늦잠과 나태를 허용하지 않는 근성이면 충분합니다” 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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