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나온 책

『안도에게 보낸다』
이황 지음, 정석태 옮김, 들녘, 1만3천원, 383쪽

퇴계 이황이 손자 몽재 이안도에게 보낸 편지를 묶어서 번역한 책. ‘동방의 주자’라고 불리는 대학자 퇴계의 일상적이고 인간적인 면모를 잘 볼 수 있다. 16년의 세월 동안 끊임없이 주고 받은 편지글에는 할아버지와 손자 사이의 깊은 신뢰와 애정이 묻어난다. 학문적인 토론 대신 자신의 고민과 걱정을 토로하고, 가족의 안부를 묻는 내용이 대부분을 이룬다.

손자에 대한 기대와 질책을 아끼지 않고 드러내는 퇴계를 보면 여느 할아버지 못지 않다. 손자의 과거 시험 합격 소식에 “요행임을 알면서도 너무나 기뻐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며 축하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손자가 쓴 글을 보고 따끔하게 지적해 주기도 한다. 

편지글에 드러나는 당대의 사회상 및 생활 풍습을 알아가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역자는 지명, 인명, 날짜 등을 세세하게 해설해 독자들이 큰 어려움 없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책에는 손자에게 전한 편지 125통과, 시 2제, 발문 1편, 아들 준에게 보낸 편지 1통이 번역돼 있으며 원문, 해설, 연표도 함께 수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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