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여성환경연대 김선미씨

미백 화장품이 멜라닌을 없애 피부암 발병률을 높이고, 핸드크림 속 파라벤 성분이 각종 호르몬 작용을 교란시킨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과연 고가의 천연화장품들이 인체에 주는 영향은 정확히 검증됐을까? 여성주의와 생태주의를 표방하며 여성건강 문제를 공론화해온 여성환경연대가 대학가에 이런 화두들을 던지고 있다. 이번 학기에 성공회대, 이화여대, 서울대에서 진행된 ‘E형 여자가 되자’ 캠페인의 기획자 김선미씨(여성환경연대 사무국)를 만나보았다.

◆ ‘E형 여자’란?

‘E형 여자’는 자신의 몸에 가해지는 반생태적ㆍ반여성적 억압을 극복하고 건강한 아름다움을 지향하는 여성을 말한다. 화장품 속의 환경호르몬과 같은 유해화학물질이 사람의 신체에 들어가 건강을 파괴하는 것은 심각한 생태계 교란이다. 또 건강을 해치는 데도 화장을 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은 명백한 반여성적 억압이다.

◆ 대학가에서 캠페인을 벌인 계기는?

꾸미지 않아도 충분히 아름답지만 이를 알지 못하거나, 취업 등을 이유로 사회적으로 어쩔 수 없이 화장을 하는 여대생들이 많다. 외모지상주의가 대학가에도 널리 퍼지고 있다고 생각해 캠페인을 구상했다.

◆ 캠페인은 어떻게 진행됐나?

기성화장품에 함유된 유해화학물질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화장문화에 대한 대학생들의 의견을 모으는 자리를 마련했다. 또 해롭지 않은 재료로 직접 대안화장품을 만드는 방법을 보여주기도 했다. 인체에 무해한 에센셜 오일 1%와 증류수를 섞어 만드는 스킨이 대안 화장품의 한 예다. 서울대에서는 지난 5월 인문대 페미니즘 문화제와 지난 5일(수) 두차례에 걸쳐 캠페인이 진행됐다.

◆ 하지만 갑자기 기성화장품 사용을 줄이는 것은 어렵지 않나?

그래서 인체에 무해한 화장품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대안화장품 운동은 기업의 상업적인 웰빙(well-being) 전략에 이용당하거나 ‘여대생은 외모에만 신경쓴다’는 왜곡된 이미지를 만들어낼 우려가 있어 전면적으로 벌이기는 힘들다. 여대생들이 기성화장품의 반생태성과 반여성성에 공감하도록 하는 일이 우선이다.

저작권자 © 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