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6회 순찰외에 별다른 범죄예방책 없어n본부, “완벽한 경비는 불가능” 뒷짐만

▲ © 최정민 기자

인문대에 재학 중인 ㄱ씨는 얼마 전 중앙도서관에서 지갑과 디지털카메라를 도난당했다. 소지품을 가방에 넣어둔 채 화장실을 가려고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에 일어난 일이었다. 지갑 안에는 현금, 주민등록증, 각종 카드 등이 들어있었으며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ㄱ씨는 신분증을 재발급 받으러 지방에 내려가야만 했다. 지난 여름방학 때 과방에서 바이올린을 도난당한 사회대 ㄴ씨도 경찰에 지문 감식을 의뢰하고 현상금까지 걸었으나 결국 도난당한 악기를 찾지 못했다.

 

지갑, CD플레이어 등 개인 소지품에서부터 동아리방, 학생회실의 공동 컴퓨터에 이르기까지 학교 곳곳에서 도난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경찰에 신고된 관악캠퍼스내 도난 사건은 26건에 달하며 신고되지 않은 건까지 합하면 총 발생 건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 조사 자료에 따르면 학교 내에서 특히 노트북 컴퓨터, 오토바이, 카메라 등의 고가품이 많이 도난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현재 관악캠퍼스를 관할하고 있는 관악경찰서 남부지구대에서는 주간에 4회, 야간에 2회 교내를 순찰하고 도난 사건 발생시 사건 조사를 담당하는 데에 그치고 있다. 일일 유동인구가 동대문 시장 수준인 4만명에 달하는 데도 범죄발생 현황 집계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남부지구대 소속 경찰 관계자는 “학교 내에는 순찰차를 상주시킬 수 없기 때문에 예방 활동을 하지 못할 뿐 아니라 적극적 대처도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학교 내에 도난 사건의 예방, 신고, 처리 등을 전담하는 부서가 없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14명의 청원경찰이 별도의 방범 활동을 하고 주요건물마다 경비원이 근무하고 있지만, 이는 수시로 일어나는 도난사건에 대한 예방책으로 역부족이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나 미국의 메사추세츠 공과대학 등에서는 캠퍼스 폴리스 제도를 시행 중이며, 연세대학교에서는 올해 7월부터 학생회관과 도서관 등에 도난 방지를 위한 무인 카메라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서울대에서도 학내 보안 시스템에 대한 관심은 커지고 있지만 예산 문제 등과 맞물려 있어 당장 시행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관리과 관계자는 “현재 10곳 정도에 무인경비시스템이 설치돼 있고 추가 도입을 검토중이지만 단과대 측이 시스템 자체를 거부하는 경우가 많아 이를 추진하는 데에 어려움이 많다”며 “대학은 개방된 공간이라 완벽한 경비는 불가능해 스스로 조심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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