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전집』(책세상출판사) 21권 완간- 백승영 선임연구원(철학사상연구소) 인터뷰

지난 10월 30일(일) 『즐거운 학문, 메시나에서의 전원시, 유고(1881년 봄~1882년 여름)』(안성찬 역), 『유고(1885년 7월~1887년 가을)』(이진우 역)가 출간되면서 책세상 출판사의 『니체 전집』 총 21권이 번역·완간됐다. 이와 관련해 출간을 기획하고, 편집위원으로 활동한 백승영 선임연구원(철학사상연구소)과 이야기를 나눴다.

◆ 『니체전집』을 번역하게 된 배경은?

기획을 시작한 1998년 당시 국내에 출간된 니체 저작물 중에는 영어판을 번역한 중역본과 철학 비전공자들의 번역물이 많아 독자들이 니체의 철학적 개념을 곡해할 소지가 있었다.  그래서 독일에서 출간된 『니체 전집(Nietzsche Werke, Kritische Gesamtausgabe)』을 직역할 계획을 세우게 됐다. 니체 사후 100주년인 2000년 8월에 나온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정동호 역)를 시작으로 꾸준히 번역사업을 진행해 왔다.

◆ 이번 전집에서 얻을 수 있는 니체 철학에  관한 새로운 사실들이 있나?

‘초인’은 대표적인 오역이다. 영미권 학자들이 ‘Over Man’을 뜻하는 독일어 ‘위버 멘쉬(냕er Mensch)’를 ‘Super Man’으로 번역했다. 이를 일본에서 ‘초인’으로 옮겼고, 한국에서 그대로 받아들였다.

‘초인’의 사전적 정의는 ‘범인의 능력을 뛰어 넘는 완전한 인간’이다. 반면 니체가 말한 ‘위버 멘쉬’는 이성적 사유의 한계를 인정한 인간, 정신·육체·의지의 불가분적 통합체 등을 의미한다. 따라서 ‘위버 멘쉬’를 ‘극복인’, ‘겸허한 인간’ 등으로 번역하고자 했으나 정확한 표현을 찾지 못해 원문 그대로 음역했다.

◆ 니체 철학의 핵심을 무엇으로 보는가?

니체 철학은 긍정의 철학이다. 19세기 말 독일에는 허무주의(Nihilism)가 팽배했다. 인간과 삶의 가치에 대한 사유는 무의미하게 여겨졌고, 사람들은 물질문명에 전도돼 갔다. 니체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초월적 세계가 아닌 현상적 세계를 긍정하고, 삶의 고통을 운명론적으로 수용할 것을 주장했다. 그는 삶 속에 행복을 만드는 계기가 있다면 고통과 불행을 만드는 계기도 있다는 것을 긍정하고, 자기 파괴와 창조를 통해 꾸준히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21세기 자본주의 사회와 19세기 말의 독일 사회가 물질문명을 추구하는 점에서 다르지 않으므로 오늘날 니체 철학이 갖는 사회적 유용성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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