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교수 해임 및 총장 사과 요구

주간 교수, 총장 인터뷰 관련해 기자 전원 해임

해임 철회했으나 다시 마찰 겪어

결국 이번 학기 조기 종간

간담회 중 총장 발언에 대한 지적도 나와

▲숭대시보 언론탄압사태 대학 본부 규탄 기자회견 모습 (사진 제공: 대학언론인 네트워크)
▲숭대시보 언론탄압사태 대학 본부 규탄 기자회견 모습 (사진 제공: 대학언론인 네트워크)

 

지난 17일(금) 오전 10시 숭실대 베어드홀 앞에서「숭대시보」언론탄압 사태에 대한 대학 본부 규탄 기자회견이 열렸다. 기자회견에서는 △「숭대시보」강석찬 편집국장(숭실대 철학과·17) △숭실대 제62대 총학생회 송제경 총학생회장(숭실대 통계학과‧18) △서울권대학언론연합회 이태영 회장(경희대 행정학과‧19) △대학언론인 네트워크 차종관 집행위원장(단국대 경제학과‧15) △민주언론시민연합 미디어팀 조선희 팀장이 발언했다. 차종관 집행위원장은 “대학언론은 대학 본부의 홍보 부서가 아니다”라며 “대학언론이 대학이라는 사회가 올바른 길을 가도록 의견을 펼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회견에 이어 이들은 「숭대시보」편집실 앞에서 숭실대 민주주의의 죽음을 추모하는 ‘숭대시보 장례 퍼포먼스’를 펼쳤다.

▲'숭대시보 장례 퍼포먼스' 모습 (사진 제공: 대학언론인 네트워크)
▲'숭대시보 장례 퍼포먼스' 모습 (사진 제공: 대학언론인 네트워크)

 

기자회견은 「숭대시보」△주간 교수의 기자 전원 해임 △사설 사전검열 △발행제지를 규탄하기 위해 열렸다. 지난 10월 19일 숭실대 장범식 총장은「매일경제」와의 인터뷰를 통해 “(대면수업을)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해 다음 달(11월)엔 100% 대면 수업을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강석찬 편집국장은 △교육부 △제61대 총학생회장 △학사팀 △홍보팀과의 인터뷰를 통해 해당 발언이 학교 정책과 다르다는 점을 확인했고, 주간 교수와 전문위원에게 이 사실을 「숭대시보」1279호에 게재하고 싶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반면 주간 교수는 “총장의 발언 의도와 선언적 의미 차원에서 생각해보라”라며 장범식 총장 인터뷰와 관련된 내용을 삭제할 것을 요구했다. 「숭대시보」기자들은 입장을 굽히지 않고 해당 기사를 작성하겠다는 뜻을 전했고, 주간 교수는학교 위신에 문제가 생겼다는 점을 근거로 「숭대시보」기자 전원을 해임했다.

「숭대시보」기자들이 해임 통보를 받은 다음날, 강석찬 편집국장은 주간 교수와의 협의를 진행했다. 관련 기사를 1면이 아닌 2면에 게재하고, 기사의 퇴고를 주간 교수가 담당할 것을 조건으로 기자 해임은 철회됐다. 그러나 「숭대시보」기자들과 주간 교수의 갈등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지난달 16일 제61대 김채수 총학생회장(숭실대 회계학과‧18)을 필두로 숭실대 학생들이 장범식 총장과 집행부의 불통을 규탄하는 시위를 시작했다. 강석찬 편집국장은 주간 교수 및 전문위원과의 편집회의를 거쳐 1면 사진 기사로 해당 시위에 관한 내용을 게재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강석찬 편집국장에 따르면, 1282호를 마감하던 지난달 19일 학생들의 시위 규모가 점차 커지자 주간 교수는 “전교적 행사가 더 중요하다”라며 1면 사진을 논술 시험 사진으로 대체하고 관련 기사는 2면으로 넘길 것을 권유했다. 이에 지난달 20일 「숭대시보」기자들과 주간 교수 및 전문위원은 1면 사진은 논술 시험 사진으로 대체하되, 3면을 학내 사진 기획기사로 변경해 시위 사진을 싣기로 합의했다. 

 한편 다음날인 21일 김선욱 학사부총장은 강석찬 편집국장에게 “7면 사설이 오류를 바탕으로 작성됐으니 수정하고 싶다”라며 수정을 요구했고, 강석찬 편집국장이 학사부총장은 기사 수정을 요구할 권한이 없다며 이에 응하지 않자 김선욱 학사부총장은 1282호 종이신문 발행을 제지했다. 결국 「숭대시보」1282호는 온라인으로만 발행됐다. 더 나아가 지난달 22일 주간 교수와 전문위원은 「숭대시보」기자 전원과의 면담자리에서 “올해에는 급작스러운 예산 부족으로 더 이상 신문을 발행할 수 없다”라고 통보하며 「숭대시보」는 조기 종간됐다.

 강석찬 편집국장은 사태 이후 나온 장범식 총장의 발언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3일 진행된 총장과 학생대표자들과의 간담회 회의록에 따르면, 장범식 총장은 “「숭대시보」가 사실이 아닌 기사를 쓰는 개인 SNS처럼 변질되는 것을 막아야 했다”라며 “온통 엉터리였다”라고 말했다. 또한  강석찬 편집국장은 장범식 총장이 “(성범죄자) 조주빈이 학보사 편집국장이었다”라며 “학교에서 끊임없는 마찰을 일으켰지만 학교에서 단 한 번도 제지를 받지 않았고, 결국 학교가 악마를 양성한 것”이라며 본인을 성범죄자에 빗대는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강석찬 편집국장은 기자회견에서 “「숭대시보」의 사명은 직필정론(直筆正論)이지만, ‘직필’하니 해임됐고, ‘정론’하니 발행이 막혔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주간 교수와 전문위원이 사퇴하고, 장범식 총장과 김선욱 학사부총장이 「숭대시보」기자들에게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숭대시보」기자들은 온라인 대자보를 작성하고,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국회의원과의 면담 등을 통해 이번 사태에 대한 대응을 이어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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