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준 (지구환경시스템공학부ㆍ03)

서울대의 2005년 상반기 환경개선부담금은 총 3억 51만원으로 서울시에서 가장 높게 책정되었다. 이는 최근 에코 캠퍼스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과 상반된 것이다. 따라서 서울대에서는 에코 캠퍼스 본연의 목적을 달성하면서 동시에 환경개선부담금을 줄여 서울시에서 환경을 가장 오염시키는 시설이라는 오명을 벗어야 할 필요가 있다. 2005년도 2분기에 내야할 서울대의 환경개선부담금의 항목을 보면 전체 금액의 약 88.3%가 상수도 이용에 따른 부담금임을 알 수 있다. 환경개선부담금을 효과적으로 줄이고 에코 캠퍼스 계획을 실현할 수 있는 최적의 대안은 빗물이용시설이다. 현재 대학원 기숙사에 설치되어 있는 빗물이용시설을 학교 전체로 확대시켜 나간다면 여러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우선 빗물이용시설을 이용하여 상수도를 일부 대체할 수 있다. 실제로 화장실에서 사용하는 물은 특별히 수질이 좋을 필요가 없지만 현재까지도 우리가 마실 수 있을 정도로 깨끗한 물이 이용되고 있다. 만약 서울대에서 화장실 용수를 빗물로 대체한다면 1년에 서울대 내에서 사용하는 상수 약 137만4740㎥ 중에서 34만3685㎥정도를 절약할 수 있다. 이는 서울대에서 매년 납부하는 수도요금 중 약 3억 8천만원에 해당하는 양이다. 뿐만 아니라 앞에서 언급했던 환경개선부담금의 경우에는 1년 총 환경개선부담금 약 6억원 중 1억 3천만원 정도를 절약할 수 있다. 여기에 적용된 전체 물 이용량 중 화장실 용수의 비율은 현재 일반 가정집에서 사용하는 화장실 용수의 비율인 약 25%를 기준으로 한 것이므로, 일반 가정집의 물 용도가 서울대에 비해 더 다양하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실제로 이 시설이 주는 경제적 효과는 더 클 것이다.

다음으로 빗물이용시설을 통해 자연스런 물 순환 시스템을 다시 구축할 수 있다. 관악산 안에 서울대가 들어서면서 포장 면적이 급격하게 증가했고 이는 물의 흡수율을 낮춰 지하수 수위를 떨어뜨리고 결과적으로 도림천을 현재의 모습으로 만드는 데 일조하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유출되는 빗물의 양을 줄여야 한다. 빗물이용시설을 설치한다면 유출되는 빗물의 양을 0에 가깝게 떨어뜨릴 수 있다. 서울대 안의 모든 건물에서 빗물을 모아 사용하고, 남은 물을 지하에 침투시키고, 녹지공간에 버들골과 같이 빗물을 저류시킬 수 있는 연못을 만든다면 당연히 관악구 내의 지하수 수위는 올라가 신림동에 있는 도림천을 다시 흐르게 하여 자연스런 물순환을 회복시킬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빗물이용시설은 이용자의 물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모든 사람들은 물을 이용하며 살지만 막상 그 물의 관리는 몇몇 전문가들의 손에 맡겨 왔다. 그러다보니 물을 매일 이용하지만 물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이 생겨나게 되었다. 이러한 사람들을 물 관리에 직접 참여하게 한다면 이보다 더 좋은 교육은 없을 것이다. 빗물이용시설은 늘 눈에 보이는 장소에 설치할 수 있으며 그 관리가 중학생도 할 수 있을 정도로 쉽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쉽게 관심을 갖고 관리할 수 있다. 이러한 시설은 많은 학교의 학생들과 지역주민들이 견학을 하고 감으로써 교내에서 뿐만 아니라 교외에서도 교육적인 효과를 톡톡히 할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해 서울대의 친환경적 이미지도 널리 홍보될 것이다.

서울대는 서울시내 환경개선부담금 1위라는 오명을 벗어나기 위해 물 사용량을 줄일 필요가 있다. 이와 동시에 에코캠퍼스 계획에 맞게 자연에 주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그것을 통해 학생들이 환경에 대해 관심을 갖게 해야 한다. 빗물이용시설은 상수도를 대체하여 수도요금과 환경개선부담금의 많은 부분을 절감해 줌과 동시에 빗물을 침투시켜 도림천의 건천화 방지는 물론 학생들로 하여금 물에 대한 관심을 높여주는 교육적인 효과도 가져온다. 빗물이용시설은 현재 서울대가 선택할 수 있는 최적의 대안이다.

오래된 건물을 리모델링함과 동시에 빗물이용시설을 설치하자. 이를 통해 빗물이용시설은 서울대 전 건물에 설치될 것이고, 서울대는 환경개선부담금 서울시 1위라는 오명을 벗어남은 물론 진정한 의미의 에코 캠퍼스로 거듭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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