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취업 후 도움이 된 이 책 ① 금융계 박예나 한국은행 조사국 근무 (경제학부ㆍ05년도졸업)

시험 기간이 아닌데도 중앙도서관은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로 늘 붐빈다. 취업에 대한 학생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해 『대학신문』에서는 대학을 나서 갓 사회에 발을 내딛은 ‘사회 초년생’ 선배들을 만나 그들이 현장에서 일하며 도움을 받은 책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금융권에 종사하는 졸업선배로서 후배들에게 좋은 책을 소개해달라는 부탁에 펜을 들었지만 글을 쓰기 전에 부끄러움이 앞선다. 금융시장의 안정성에 있어 중책을 맡고 있는 한국은행의 입행을 꽤 오랜 시간 준비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금융산업에 대한 관심과 지식은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와 비슷한 길을 밟아 미래에 금융권에서 일할 후배들은 나와 같은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용기를 내어 몇 권의 책을 권해보고자 한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의 금융강산도 10년만에 모두 바뀌었다. 머니투데이 금융부 기자들이 내놓은 『금융강국 코리아』는 글로벌 무한경쟁과 대형화?겸업화 등 거센 변화의 파도 속에서 각고의 ‘혁신’을 요구받고 있는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현주소를 알고자 하는 독자에게 적합한 책이다. 이 책은 세계 자본시장의 변화와 국내 금융기관의 현실, 이러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우리나라 금융기관들이 경쟁력을 갖추어 성장, 발전할 수 있는 지침을 제시한다. 대형화라는 국제적 조류에 편승하기 위해 민관이 합동해 압축적으로 진행한 국내 금융기관의 M&A가 수익구조 및 자본구조 측면에서 어떠한 한계를 가지고 있는지, 우리나라의 금융관련 법규와 정책이 안고 있는 현실적인 문제점은 무엇인지 등을 비교적 객관적인 기자의 눈으로 풀어낸다는 점에서 추천할 만하다.

국내 금융산업의 현주소를 파악했다면, 다음으로 해야 할 일은 미래에 대한 전망이다. 더구나 변화의 속도가 그 어떤 분야보다도 빠른 금융산업에서 미래에 대한 예측과 선제적 대응은 필수적이다. 하지만 변화가 빠른 만큼 전망은 쉽지 않다. 직접 전망하는 것이 어렵더라도 경영 컨설팅의 대명사로 불리는 맥킨지의 안목을 빌어 보는 것은 어떨까. 『맥킨지 금융보고서』는 맥킨지의 아시아 지역 전문가와 연구원들이 아시아 금융시장의 향후 10년을 전망하고, 현지 및 외국계 은행들이 앞으로 추구해야 할 전략을 분석한 책이다. 이 책은 금융산업 각 분야별 미래의 변화를 예측하고 그 과정에서 포착할 수 있는 기회들을 짚어준다. 특히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주요 시장의 현황과 향후 판도변화를 제시하기 때문에 글로벌 금융 마인드를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물론, 여기서 소개한 2권의 책이 금융 분야에 대한 안목을 높이고 흥미를 갖는 데 초석이 될 것이라고 믿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금융시장의 흐름을 따라가기 위해 더 중요한 것은 꾸준한 관심과 노력이라고 생각된다. 향후 금융산업에의 입문을 꿈꾸고 있는 후배들이 꾸준히 경제신문을 읽는 습관을 들이고 각 연구소에서 발간되는 보고서를 정기적으로 찾아보는 노력을 기울여서 준비된 예비 금융인이 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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