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학장 인터뷰 | 법학전문대학원 김종보 원장(법학과)

지난 27일(금) 법학도서관(72동)에서 오는 6월 부임하는 법학전문대학원(법전원) 김종보 원장(법학과)을 만났다. 2014년 법대 교무부학장과 법전원 교무부원장을 겸임했던 그는 “교수의 연구와 교육을 보조하고 여러 제도를 개선해보고 싶다”라며 취임 소감을 전했다. 

Q. 법전원이 도입된 지 13년이 됐다. 그간의 성과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A. 법전원의 목표는 선발에 의한 법조인이 아닌 교육을 통한 법조인을 양성하는 것이다. 이전에는 사법시험으로 선발된 법조인이 급변하는 법률관계에 대응할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많았다. 사법시험이 엄청난 공부량으로 시험 기술만 익혀서 합격 조건을 충족하는 것에 가까워졌기 때문이다. 서울대 법대에서도 좋은 강의가 진행됐지만 학생들은 사법시험 합격률을 높이고자 학원에서 공부하고는 했다. 법전원 도입을 통해 교수에게 직접 배우는 시스템이 갖춰져 교육을 통한 법률가 양성의 첫발을 뗐다.

Q. 앞으로 2년간 법전원을 어떻게 운영해 나갈 계획인가?

A. 두 가지 부분에서 법전원의 방향성을 손보고 싶다. 첫째는 용기 있는 개척자를 만드는 것이다. 법전원 학생들이 변화의 선도자가 되도록 끌고 나가는 것이 목표다. 학생들이 본인에게 중요한 길을 용기 있게 찾아 나가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 변호사시험 외에도 항상 본인의 꿈을 위해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둘째는 전문성을 갖춘 인재 양성이다. 학생들이 변호사시험 준비로 바쁘다 보니 전문성을 놓치기 쉽다. 학생들이 대학 교육을 통해 전문성을 갖출 수 있도록 개선할 생각이다. 아울러 학생들을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 1, 2학년 때 운동을 열심히 하도록 권장하는 유인책을 마련할 생각이다.

Q. 학문으로서 법학을 위해 서울대 법전원은 어떤 교육을 지향하는가?

A. 외부에서는 법전원을 돈과 권력에 가까운 대학원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매우 학술적인 연구 단체다. 서울대 법대는 법조인뿐만 아니라 학자도 많이 배출해 왔다. 교수진도 학문에 열정이 많기 때문에 법전원 학생은 실무적 내용뿐만 아니라 학문 연구의 열매도 받고 있다. 대형 로펌에 가더라도 박사 과정에 진학하는 경우가 많아 세간의 걱정과 달리 학문 연구 세대가 붕괴되지는 않는다. 현재는 ‘학문후속세대양성센터’를 설립해 학자를 양성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를 운영 중이다. 

Q. 국내 법학 교육 및 연구에서 개선할 부분이 있다면?

A. 시장과 대화할 수 있는 법학이 돼야 한다. 여전히 법률가와 시장의 벽이 존재한다. 이를 뛰어넘을 수 있도록 법학 교육이 더 실무적인 형태로 이뤄져 사회 문제에 구체적인 답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정부에서 심각하게 검토하는 문제나 제도가 있을 때 법률가들에게도 물어볼 수 있어야 한다. 

Q. 변호사시험 합격률 상향 조정에 관한 의견은?

A. 변호사시험을 자격시험화해 합격자 수와 무관하게 일정 수준에 도달한 사람들은 법률가가 될 수 있어야 한다. 1, 2학년 때는 여러 활동을 하며 경험을 쌓아야 하나, 변호사시험을 조기에 준비하는 학생이 많으면 학교 교육이 정상화되기 힘들다. 이는 교육을 통한 법률가 양성이라는 법전원 도입 취지와 어긋난다. 전문 교육을 충분히 받은 후에 시험을 준비해도 합격할 수 있어야 한다. 변호사가 매년 2천 명씩 배출되는 것이 많다며 합격률 상향 조정에 반대 하는 의견이 있다. 그러나 합격자의 진로 선택이 다양해 모든 합격자가 변호사 시장에 공급되는 것은 아니며, 예전과 달리 요즘은 다양한 곳에서 변호사 수요가 늘어난 상태다.

Q. 법전원 학생에게 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A. 법률을 배우는 것은 우리 공동체와 함께 발전하기 위함이라는 점을 잊지 않아야 한다. 공부하는 내내 이 소명을 잘 간직해 사회에 나가기를 바란다. 그리고 건강을 잃지 마라. 여기는 경쟁의 장이 아니라 본인의 실력을 얻어 인생을 꽃피우기 위한 기회의 장이다.

사진: 하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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