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연구소 제100회 학술발표회


한국문화연구소가 ‘한류와 한국학-확산과 향상을 위한 모색’을 주제로 지난 18일(금) 호암교수회관에서 제100회 학술대회를 열었다. 한국문화연구소장 이태진 교수(국사학과)는 개회사에서 “근현대 대중문화에 대해 학계 차원의 본격적 연구가 필요하다”며 이날 학술발표회의 의의를 밝혔다.

이어 문옥표 연구원(한국중앙연구원)의 ‘일본의 한류현상의 현황과 특짱에 대한 발표로 학술대회가 막을 열었다. 문 연구원은 “한류라고 불리는 문화는 국적을 부여하기 어려운 복합적인 아이템이다”며 그 예로 한국 태생으로 일본에서 활동하며, 서구에서 유래된 음악을 하는 가수 보아를 들었다. 또 그는 “90년대 이후 대중문화의 초국적 흐름 안에서 생겨난 한류를 ‘국력’, ‘민족문화의 힘’과 연결시키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시드니 정 교수(홍콩중문대·인류학과)는 홍콩에서의 한국학 교육 현황을 소개했다. 현재 홍콩에서 한국학 교육은 홍콩시립대학 한 곳에 부전공 과정이 설치된 것 외에는 전무한 실정이다. 그는 일본 문부성이 지난 30여년간 일본에서 공부하는 홍콩학생들에게 생활비와 장학금을 제공해온 것과 같이 홍콩에서 한국학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장학금 제공 등의 방법을 통해 학생 교환프로그램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소원 교수(국어국문학과)는 ‘한류열풍과 한국어 보급의 전망’에 대해 발표했다. 90년대 이후 외국에서의 한국어 교육 수요는 꾸준히 증가해 왔다. 중국의 한국어학과는 2002년 29개에서 2005년 42개로 늘었으며 1995년 연인원이 1만6988명이던 일본대학의 한국어 강좌수강생은 2003년 8만5천명으로 크게 늘었다. 그러나 급증하는 한국어교육 수요에 비해 교원이나 교재의 수준은 아직 미흡하다. 장 교수는 “그 나라의 문화에 기반한 외국어 교육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며 “이런 점에서 한국어 교육에 한국문학, 역사 등 한국학 전공자들의 참여가 절실하다”고 언급했다.

토론에 참가한 장수현 교수(광운대·중국학과)는 “현재 한류열풍은 거품일 수 있다”며 한류를 객관적으로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에서 문호개방 이후 TV드라마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었으나 중국방송이 자체적으로는 이 수요를 충족할 드라마를 제작할 수 없어 비교적 저렴한 한국드라마를 대량으로 수입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중국의 드라마 제작 여건이 개선되면 한류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한국 TV드라마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형준 교수(중어중문학과)는 “한류를 통해 해외에 전달되는 문화는 한국적인 것 중 특정한 일부에 불과하며, 그 중에는 한국에 대한 거짓 이미지를 담고 있는 것도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학술대회를 참관한 김영미 연구원(한국문화연구소)은 학술대회의 전제였던 ‘한류현상의 지속’ 여부에 대해 근본적 문제제기가 필요함을 지적했다. 그는 “한류현상이 동아시아의 보편적 가치와 구성원들의 내면에 어떤 긍정적 기여를 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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