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방 지음, 정환국 옮김
성균관대학교 출판부, 3만원, 517쪽

조선시대 민간에 떠돌았던 기이한 이야기를 수록한 책. 6개의 이본을 교열하고 주석을 달아 총 62편의 이야기를 수록했다.
책의 내용은 신선[]귀신[]요괴와 인간의 만남, 기인들의 이야기, 인정세태와 연애담으로 구분된다. 신선의 딸과 결혼한 유생의 이야기는 흥미롭다. 그는 삼년 동안 선계에서의 삶을 즐기다가 어머니가 그리워 현세로 돌아왔는데, 3년이 지난 후 ‘내년에 큰 난리가 있으니 식구를 데리고 선계로 오라’는 부름을 받고 피신하니 병자호란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이밖에 벌레로 변신한 전우치를 벌로 변해 쏘아 죽인 윤세평, 무명천을 잘라서 나비를 만든 무사 등의 이야기도 소개된다. 옥소선이란 기녀가 그리워 눈 내리는 한겨울에 서울에서 평양까지 걸어갔다는 사대부 집안 자제의 이야기는 독자의 마음을 울린다.
이뿐 아니라 임[]병 양란 등 역사적 사실이 언급되고 당시 벼슬아치들에 대한 풍자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이 책의 사회적 가치를 엿볼 수 있다. 또, 조선 후기 단편 형식의 서사 양식을 확립하는 데 기여한  문학사적 가치도 있는 책이다.

저작권자 © 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