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대학원 심포지엄]전통 속에 숨쉬는 생태학을 찾아서

지난 2월 28일(화) 환경대학원에서 ‘전통적인 삶과 경관속의 생태’라는 주제로 ‘우리나라 전통생태 세미나’가 열렸다.

윤순진 교수(환경계획학과)는‘제주도 마을 공동목장의 생성과 해체과정’이라는 주제로 제주도 마을목장의 해체가 갖는 생태적 의미를 분석했다. 공동목장은 같은 마을 거주민들이 목장조합을 만들어 자연초지대에서 공동으로 우마를 방목하는 목축지로, 제주도만의 고유한 생활양식이 드러나는 지역이다. 윤 교수는 공동목장이 “마을의 제한된 자원을 주민들간에 균등히 나눌 수 있게 고안된 공동체적 대응방법”이라고 파악했다. 그러나 이 공동목장은 1960년대 이후 가속화된 개발계획과 산업구조의 변화로 해체되기 시작했고, 외래 자본의 유입으로 인한 마구잡이식 개발로 이제는 고유의 기능을 거의 상실해버렸다. 한때 인근 지역의 지하수 정화 역할을 하던 ‘곶자왈’ 지역 공동목장에 골프장이 건설된 이후 지하수가 심각하게 오염되고 정화기능이 마비된 경우가 대표적 예다. 

주강현 소장(한국민속연구소)은 ‘어민들의 조석[]조간대 인지체계와 돌살의 민속지식’을 발표했다. 돌살이란 조수 간만의 차가 큰 곳에 돌을 쌓고 보를 막아 고기를 잡는 함정어법이다. 주 소장은 “돌살처럼 오랜 경험을 통해 형성된 민속지식에서 생태학적 원리를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돌살은 주로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곳이나 리아스식 만의 산뿌리 등에서 행해졌는데, 이러한 지형 선택의 배경에는 물고기가 담수를 향해 몰려드는 생태학적 원리가 숨어있다.

전재경 연구위원(법제연구소)은 ‘관습법에 기초한 자연자원의 관리와 지역공동체의 복원’을 주제로 발표했다. 전 연구원은 “정부와 시장에 의해 자연자원이 관리될 때의 폐해가 이미 곳곳에서 입증되고 있다”며 그 예로 습지보호구역 방치를 들었다. 생태학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갯벌체험을 허용했으나, 사람들이 들어가 갯벌을 밟는 것이 갯벌에 산소공급을 방해해 오히려 생태계 파괴를 초래한 것이다. 이에 대한 방안으로 “지역공동체의 관습법을 통해 자연자원이 관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안면도 소나무림의 이용과 보전의 역사’, ‘성호사설을 통해 본 이익(李溺)의 생태와 경관 인식’ 등 전통생태에 관한 다양한 연구들이 발표됐다.

이번 심포지엄에 참석한 신준환 박사(국립산림과학원)는 “다양한 발표에서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며 “전통생태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저작권자 © 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