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근[]현대예술사구술채록사업
‘말’로 기록한 문화예술사

지난 2003년부터 진행된 ‘한국 근[]현대 예술사 구술채록사업’(구술채록사업)이 3년간의 사업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번 구술채록사업에서는 일제강점기부터 1950년대 전반까지 활동한 ▲문학 ▲공연예술 ▲조형예술 ▲문화일반 분야의 원로예술인 71명의 생애와 체험을 담은 구술자료를 채록했다. 예술사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에 비해 기존예술사에서 소홀히 다뤄졌거나 건강상의 이유로 채록이 시급한 인물 등이 우선적으로 선정됐으며, 시인 김광림, 명창 묵계월, 소설가 한말숙 등 여러 원로예술인들의 구술자료가 채록됐다.

이번 사업을 통해 구술자의 어린 시절 기억과 그들이 받아온 교육, 각 분야에서의 작품 활동과 경험 등이 영상[]녹음 자료로 수집됐다. 영화배우 황정순씨의 구술자료집에는 인천에서 태어나 소학교 학생이었던 1930년대에 타잔 영화를 보고 배우가 되기를 결심한 일, 한국 최초의 컬러 영화인 「여성일기」(1949년작, 홍성기 감독)에 출연한 일 등 배우로서의 삶에 대한 구술자료가 담겨있다.

 사업의 총괄책임연구를 맡은 이인범 책임연구원(한국예술종합학교 한국예술원)은 “원로 예술인 개개인의 생은 20세기 예술의 역사 그 자체”라며 “이번 구술채록자료는 일제 강점기와 이념 대립, 전쟁 등을 거치며 제대로 기록되지 못했던 예술사를 정리하는 데 중요한 사료가 될 것”이라고 사업의 의의를 설명했다. 은폐[]왜곡된 문헌 자료를 대신해 구술 자료가 풍부한 역사 해석의 가능성을 열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고령의 예술인들이 차례로 작고해 연구수행의 시급한 진행이 요구되고 있다. 시인 구상, 작곡가 황문평 등은 구술자로 선정됐으나 연구시작 전에 작고했으며, 아동문학가 어효선, 국악인 임윤수 등은 채록 작업 직후 작고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한국예술연구소, 민족문학사연구소 등의 연구자들과 구술사 전문가들이 3년간 진행한 이번 구술채록사업의 성과물은 2004년과 2005년에 각각 33권, 18권의 『한국근현대예술사 구술채록연구시리즈』로 발간됐다. 2005년의 채록자료는 올해 20권의 문집으로 나올 예정이다. 처음에 3년으로 기획됐던 구술채록사업은 그동안의 사업성과를 인정받아 향후 지속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구술 자료의 일부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한        국근현대 예술사구술채록홈페이지(http://oral history.kcaf.or.kr)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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