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에는 아직도 봄이 오지 않았네요. 바람은 여전히 매섭지만, 개강 이후 이곳 저곳에서 볼 수 있는 활력 넘치는 풍경들이 있어서 그런지 마음만은 봄기운이 완연합니다. 그 소란스럽고 즐거운 풍경의 주인은 아마도 새내기인 여러분이겠죠. 다시금 관악을 활기차게 만들어 갈 새내기여러분, 진심으로 반가워요.

12년간 입시지옥이라는 관문을 통과하면서 주어진 안전선을 충실히 따르라는 명령만 듣고 살았던 당신이라면, 여러분에게 다가온 대학생활이라는 경험을 자유와 낭만, 고민들로 가득 채우리라 다짐하고 있을 것 같아요. 앞으로 경험할 대학생활이 즐거움으로 가득하길 바란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네요. 다만 그 즐거움을 새롭게 구성할 수 있는, 이제껏 주어져 왔던 삶의 방식을 과감히 떨쳐 버리고 새로운 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여러분 안의 새로운 가능성들을 발견하고 함께 성장해 가는 것, 때론 아프고 치열하며 또 즐거울 경험일 그 ‘성장통’을 1년간 여러분과 함께 겪고 싶습니다.

내 안의 새로운 욕망을 발견하고 놀라우리만치 번뜩이는 상상력과 관계 맺음에 대한 방식들을 성찰해 내면서 때론 절망에 이를지라도 희망의 길들을 함께 가겠다는 선택을 하기에 지금의 대학사회는 그리 희망차지만은 않습니다. 점점 내 삶이 누군가에 의해 통제당하고 모집단위 광역화와 전공진입으로 동기들과 학점경쟁을 해야만 하는 현실 속에서 누군가를 밟고 올라가는 경쟁과 배제의 원리가 아닌, 우애로운 공간으로 바꿔낼 수 있는 자신감으로 살아갔으면 해요.

그 자신감을 주위 사람들과 함께 다양한 경험들을 통해 얻을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듭니다. 때론 무언가에 미쳐보는 것, 나와 타인의 고통에 진솔하게 응답하는 능력, 나를 표현할 수 있는 방식을 찾기만 해도 여러분의 대학생활은 즐거움으로 가득 찰 것 같아요. 그 즐거움으로 가득 찰 1년간의 경험에 저도 함께하고 싶네요.

주어진 안전선을 당당히 거부하고 대학이 진정 자유롭고 우애로운 공간이 될 수 있도록 함께 만들어 갔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불온한 상상력으로 우리를 즐겁게 긴장시킬 당신의 가능성에 무한한 응원을 보내며.


혜진
지리교육과ㆍ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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