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를 대표하는 사회철학자’ 하버마스의 주저로 꼽히는 『의사소통행위이론』 1, 2권이 장춘익 교수(한림대[]철학과)에 의해 완역됐다. 이 책은 지난 1995년에 번역된 바 있으나 전공자의 완역서 출간은 원저작이 나온 25년만에 처음이다.

하버마스는 이 책에서 ‘생활세계’와 ‘체계’라는 이원적인 사회개념을 통해 현대사회의 여러 현상을 설명했다. 그는 사회화나 문화적 재생산처럼 언어적 의사소통을 통해행위조정이 이뤄져야 하는 영역을 ‘생활세계’, 권력[]화폐와 같은 비언어적 매체를 통해 행위조정이 이뤄지는 영역을 ‘체계’라고 이름 붙였다. 그는 근대 사회의 구조적 특징을 생활세계에서 체계가 분리되는 것으로 설명했다.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의사소통으로 조정되는 생활세계에서 비언어적 매체에 의해 지배되는 체계가 분리돼 나간다는 것이다.

하버마스는 “체계의 힘이 커지면서 생활세계를 위협하자 여러 병리현상이 나타나게 됐으며, 이는 생활세계의 식민지화로 이어져 현대사회가 당면한 여러 문제의 원인이 됐다”고 주장했다. 그 예로 경제체계가 소비자나 피고용인들의 생활을 휘둘러 인간 본연의 가치를 무력화시키거나, 관료제 하에서 의사소통의 기회가 축소돼 조직의 구성원들이 비인간화되는 것 등을 들 수 있다.

『의사소통행위이론』은 맑스, 베버, 뒤르껭, 미드, 파슨스에 이르는 사회학의 이론사를 체계적으로 수용했을 뿐만 아니라 인지심리학에서 언어이론, 행위이론, 문화인류학, 체계이론에 이르는 서구의 20세기 사상사를 총망라했다. 하버마스는 이 책을 통해 철학과 사회과학의 패러다임 안에서 언어와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현대사회가 부딪히고 있는 긴장과 갈등, 모순을 의사소통의 관점에서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현실 문제를 해결하는 실천적인 부분은 치열하게 다루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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