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새내기 독서길라잡이 쩗한국현대사

E. H. 카는 역사를 ‘현재와 과거의 대화’라고 정의했다. 하지만 흔히 ‘가슴 아픈’이란 수식어가 붙는 한국현대사에서 그러한 대화가 잘 이뤄졌는지 의문이다. ‘가깝지만 멀게만 느껴지는’ 한국현대사와의 대화를 책과 함께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

먼저 현대사의 흐름을 개괄적으로 살펴보고 싶다면 『함께 보는 한국 근현대사』(역사학연구소, 심지)를 추천한다. 운동사와 민중생활사 등 ‘아래로부터의 역사’를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 이 책은 해방 이후의 현대사뿐만 아니라 현대사와 매우 밀접하게 연결돼있는 1876년 개항 이후 근대사를 함께 서술한 점이 특징이다.

『한국현대사(사진과 그림으로 보는)』(서중석, 웅진기획)는 신문기사와 표어, 만평 등 당대의 그림과 사진 자료들을 통해 현대사를 쉽고 생동감 있게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준다.
『시와 소설로 읽는 한국 현대사』(이재규, 심지)는 보통의 역사서와는 달리 「타는 목마름으로」, 『태백산맥』 등 문학작품의 배경이 되는 시대를 설명하고 있어 문학적 교양까지 함께 쌓을 수 있는 책이다.

새로운 시각으로 한국 현대사를 바라보고 싶다면 『고쳐 쓴 한국 현대사』(강만길, 창작과비평사)를 권한다. ‘민중세력의 형성과 발전’이라는 민중사관의 입장에서 현대사를 정리한 이 책은 북한학계의 연구 성과를 받아들이는 등 분단을 뛰어넘는 역사인식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 책이다. 일제강점기부터 1980년대까지를 경제, 정치, 문화 등으로 분류해 다루고 있어 역사학계뿐 아니라 다양한 학계의 연구 성과도 접할 수 있다.

『대한민국 史』(한홍구, 한겨레출판사)는 「한겨레21」에 연재됐던 저자의 칼럼 모음집이다. ‘베트남 전쟁에서 한국군에 의해  자행됐던 민간인 학살사건’ 등 기존 현대사에서 언급하기 꺼려왔던 주제들에 대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꺼내며 “역사를 보는 관점과 기준까지도 의심해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한국전쟁에 관심이 있다면 『한국전쟁』(박태균, 책과함께)을 읽어 보자. 한국전쟁을 실패한 전쟁이라고 해석하는 저자는 이 책에서 한국전쟁과 관련된 연구들을 객관적으로 정리해 놓았다. 『한국전쟁의 기원』(브루스 커밍스, 일월서각)도 한국 현대사의 핵심주제인 분단과 냉전의 문제를 심층적으로 다루고 있다.
그 시대를 산 사람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것도 역사를 이해하는 한 방법이다. 우리시대의 고전이 된 『백범일지』(김구, 돌베게)를 통해 항일 운동의 움직임을, 『전태일 평전』(조영래, 돌베게)을 통해 노동운동의 시작을 살펴 볼 수 있다.

저작권자 © 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