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억이나 병역 이행 등에서 혜택 얻기 위한 목적도 … 높아진 대학원 진학률 도시 출신일수록 높다

서울대 학생들은 향후 진로로 취업이나 고시보다 대학원 진학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로를 묻는 질문에서 대학원 진학(33.5%)과 유학(8.7%) 등으로 학업을 계속할 것이라는 응답 비율이 가장 높았으며, 취업(30.0%), 고시(21.5%)가 그 뒤를 이었다. 실제로 지난해의 경우 2월 학사졸업생 3343명 중 1363명이 대학원에 진학해 약 40.8%의 대학원 진학률을 보였다. 이는 1999년 대학생활문화원이 실시한 ‘재학생실태조사’결과 22.7%의 학생들이 대학원 진학, 12.0%가 유학을 각각 희망했던 것과 비교했을 때 큰 폭의 변화다. 특히 자연대의 경우 1999년에 비해 대학원 진학이나 유학을 계획하고 있는 학생의 비율이 48.4%에서 62.5%로 크게 증가했다.

그러나 대학원 진학의 목적을 단순히 ‘학문 연구자의 길을 택해서’라고 간주하기는 힘들다. 취업이나 병역 이행 등의 측면에서 혜택을 얻기 위해 대학원에 진학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공대의 한 학생은 “학사과정 병역특례가 없어지면서 대학원에 진학해 병역특례업체에서 군복무를 대체하려는 학생들이 많다”고 말했다.

대학원 진학이 취업에 도움이 되는 학과는 흔히 알려진 이공계 학과들뿐만이 아니다. 음대는 가장 높은 대학원 진학 희망률(58.8%)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음대 부학장 정태봉 교수(작곡과)는 “연주단체 등에서 선발하는 인원이 매우 적어 취업을 쉽게 하기 위해서는 대학원 학위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며 “연주회를 열더라도 학위가 높을수록 주변의 호응이 높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성별이나 출신지역, 생활 수준에 따른 진로계획의 차이도 확인됐다. 성별 간 차이를 살펴보면(그래프 8 참조), ‘학업을 계속할 것’이라는 응답 비율은 남학생(44.9%)이 여학생(38.6%)보다 높게 나타났고, ‘취업을 계획하고 있다’는 응답 비율은 여학생이 더 높게 나타났다. 또 읍ㆍ면 소재지 출신의 경우 ‘학업을 계속할 것’이라는 학생의 비율은 16.7%로 낮았고 ‘취업할 것’이라는 학생의 비율은 50%에 달했다. 반면 대도시와 중소도시 출신 학생들의 경우 ‘학업을 계속할 것’이라는 응답(각각 43.6%, 44.9%)이 ‘취업할 것’이라는 응답(각각 29.0%, 27.6%)보다 높아 읍ㆍ면 소재지 출신 학생들과 대조를 이뤘다.

또 가족의 생활수준이 높을수록 학업을 계속하려는 학생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그래프9 참조). 부모의 학력이 대졸(전문대 포함) 이상이거나 가족 중 박사 학위 소지자가 있는 경우 학업을 계속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한편 고시, 자격증 시험 등 전문직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학생의 비율은 법대(80.0%), 사회대(50.0%), 경영대(43.8%)의 순이었으며 취업을 계획하고 있는 학생의 비율은 치대ㆍ의대ㆍ간호대ㆍ수의대ㆍ약대(이상 모두 50% 이상), 경영대(43.8%), 사범대(41.6%) 등에서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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