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정보학과 국제학술세미나

취재윤리의 부재, 이슈 만들기에 급급했던 과학기사 보도 등 ‘황우석 사태’ 이후 드러난 병폐는 언론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와 관련해 「방송탐사저널리즘의 이론과 현실」 국제세미나가 지난 3월   29일(수) 언론정보연구소 주최로 16동 희관기념홀에서 열렸다.

강명구 교수(언론정보학과)는 「애국적 열망과 숭고한 과학」 발표에서 황우석 사태의 원인으로 애국적 민족주의와 성장제일주의로 무장된 대중들, 대중주의에 영합한 저널리즘 등을 제시하며 “하인즈 워드, WBC 4강 등에서 보듯 한국 언론은 여전히 대중들의 열광을 이끌어내기에  바쁘다”고 지적했다.

강남준 교수(언론정보학과)는 「애국심, 과학에 대한 믿음, 언론에 대한 신뢰」에서 ‘황우석 사태’관련 언론보도를 접한 시청자의 심리변화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소개했다. 강 교수는 시청자 집단을 정치 성향, 나이 등으로 나눈 후 황우석 사태에 대한 이들의 반응을 조사했다. 조사에 따르면 나이가 많을수록 황우석에 대한 지지도가 높고 사건에 대한 충격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논문 조작이 밝혀지고 난자문제 등 윤리문제가 불거졌어도 여전히 모든 집단에서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지지도가 높은 것”을 특이한 점으로 꼽았다.

또 강 교수는 외국의 과학논문 조작사례로 1989년 미국에서 발생한 ‘Cold Fusion(상온핵융합반응)’사건 등을 소개하면서 각 사건을 다룬 언론 태도의 차이점을 지적했다. 그는 “당시 미국 언론은 정확한 과학적 평가가 이뤄지지 않은  ‘Cold Fusion’을 크게 보도하지 않았던 반면 우리나라는 「사이언스」에 줄기세포 논문이 게재된 후 모든 언론이 칭찬 일변도로 대서특필하기에 바빴다”고 비교했다.

「언론을 믿으라」를 발표한 롭 스패로 교수(호주 모나쉬대[]생명윤리학)는 “기자에게 과학을 탐사보도할 권리를 주는 것이 과학 발전에도 기여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토론 패널로 참석한 김희원 기자(한국일보)는 “과학자 집단의 학술교류는 전문적인 내용의 논문을 직접 학술지에 게재하는 형식으로 이뤄진다”며 “이러한 폐쇄성 때문에 과학계 내부의 문제점은 주로 제보자를 통해서 알려진다”고 탐사 보도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종합토론에서 우희종 교수(수의학과)는 “언론은 지난 2001년 복제 송아지 ‘영롱이’에 대해 대서특필했으나 많은 국가 예산이 투입된 이후 관련 프로젝트의 실패는 보도하지 않았다”며 “황우석을 신화화해 국민에게 실망을 안겨준 것은 언론”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윤석민 교수(언론정보학과)는 “편파 보도의 문제도 있지만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제도화된 통로 또한 언론”이라며 “모든 책임을 언론에 전가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반박했다.

추광영 명예교수(언론정보학과)는 “대중심리를 이용해 영웅을 만들고, 영웅을 끌어내려 다시 대중에게 상실감을 주는 것이 매스미디어의 특짹이라며 “황우석 사태는 황우석과 언론의 공동책임으로 함께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언급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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