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학 총서 발간

한·일 역사교과서 문제, 독도문제 등 최근 외교마찰의 원인 중 하나로 한국과 일본이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일본의 정칟경제·사회·문화·군사 등 일본 관련 전 분야를 다룬 일본학 총서가 최근 출간됐다. 일본학 전문가 35명의 논문을 엮은 이번 총서는 『일본은 한국에게 무엇인갱, 『글로벌화 시대의 일본』, 『21세기 동북아공동체 형성의 과제와 전망』 등 3권으로 구성됐다.

1권 『일본은 한국에게 무엇인갱는 한국과 일본이 서로에게 가지는 이미지의 작용에 대한 연구를 담았다.

정재정 교수(서울시립대 국사학과)는 「한일 역사대화의 구도」에서 “한국인들은 일본의 황국사관이 부활하는 것을 비판하고, 일본인들은 일본의 역사인식에 대한 한국의 비판공세에 지쳤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러한 부정적 감정의 악순환이 국민감정을 상하게 만들고 있다”며 “정치가들이 부추기는 내셔널리즘을 극복하고 역사인식의 골을 메우기 위해 민간수준의 교류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대송 교수(도쿄대 동양문화연구소)는 한국 중·고교생 및 대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한국인의 독도의식이 형성된 과정을 탐구했다. ‘독도를 자국의 영토라고 생각하기 시작한 시기’를 물은 설문조사에서는‘초등학교 입학 전’이라는 대답이 56.9%를 차지했다. 이에 대해 현 교수는 “독도의식은 공적 교육을 받기 이전에 형성되고, 공적 교육은 이러한 의식을 공고히 한다”고 분석했다. 또 “과학적 지식보다 감정적 주장에 그치는 ‘국내용 독도론’이 맹목적인 반일 감정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객관적인 사실과 논리에 입각한 독도론의 재구축을 주장했다.

2권 『글로벌화 시대의 일본』에서는 일본의 정치[]경제[]사회 시스템의 변화를 분석했다.

「일본 기업지배구조의 개혁과 시사졸에서 박경열 교수(동신대 경영학과)는 글로벌화에 대처하는 일본 기업의 움직임을 평가했다. 박 교수는 “일본 기업의 지배구조 변화가 주주의 권익을 중시하고 감독과 집행이 점차 분리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박 교수는 이러한 개혁이 일방적으로 미국의 기업모델을 좇는 것이 아닌 일본사회의 특수성을 반영한 ‘혼합형 개혁’이라고 분석했다. 경영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 경영진과 이사의 겸임을 인정하는 ‘일본형 집행임원제’를 도입한 것이 한 예다.

3권 『21세기 동북아공동체 형성의 과제와 전망』에서는 동아시아 지역 공동체 건설을 지향하는 움직임을 평가하고 앞으로의 전개를 예측했다.

남궁곤 교수(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는 「동북아시아 안보공동체 실천 유형과 관련 6개국 입장 평갯에서 “동북아 지역에서 미국의 영향은 점차 감소할 것”이며 “미국의 영향력 감소로 일본, 중국 등을 중심으로 다극 체제가 형성되고 이러한 체제의 불안정성을 극복하기 위해 다원적 안보공동체가 자체적으로 생겨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번 총서의 발간은 일본학회회장 등을 역임했던 일본학계의 원로 김영작 명예교수(국민대 국제학부)의 정년퇴직을 기념하기 위해 기획됐다. 이원덕 교수(국민대 국제학부)는 이번 총서의 발간 의의에 대해 “일본학의 각 분야를 균형 있게 다뤘으며 이전까지 비교적 산발적으로 이뤄져 왔던 일본학 관련 연구를 체계적[]종합적으로 정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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