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타니 고진 지음, 조영일 옮김, 도서출판 b, 2만원, 380쪽

일본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문학 비평가 가라타니 고진은 이 책에서 “근대문학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문학이 매우 커다란 의미를 가졌던 시대가 사라지고 근대문학의 가장 대표적인 분야인 소설은 존재가치를 상실하기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작가는 그 이유를 대중문화가 발전함에 따라 사실적인 묘사와 상상력을 자극하는 소설의 기능이 TV 등의 새로운 매체로 대체됐기 때문이라고 본다. 특히 작가는 ‘무너지지 않을 것 같던’ 한국문학계의 쇠퇴를 언급하며 “문학은 정치적 문제에서 개인적 문제까지 담는다고 생각했지만 이젠 문학이 협소한 범위로 한정돼 버렸다”는 한국인 문학비평가의 말을 인용한다.

사르트르와 칸트, 소세키에서 내셔널리즘에 이르기까지 저자의 해박한 문학[]철학적 지식은 주장에 설득력을 더하며 읽는 재미를 배가시킨다. 「근대문학의 종언」, 「국가와 역사」, 「텍스트의 미래로」의 총 3부로 구성돼 있으며 각 주제에 대한 비평과 대담이 함께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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