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혜 지음, 한겨레 출판, 9천원, 240쪽

배우 오지혜가 만난 ‘딴따라’들의 이야기. 배우 문소리, 윤여정, 박해일, 가수 김윤아, 영화감독 김지운 등 37명이 그들이다. 지난 2002년부터 2005년까지 「한겨레 21」에 연재됐던 인터뷰 글들을 모았다.

“인터뷰를 하며 가장 기뻤던 것은 입장의 동일함을 느끼는 쾌감”이었다는 저자의 말처럼 이 책에 실린 인터뷰에는 인터뷰어 자신이 ‘딴따라’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저자는 “여전히 씩씩했지만 매스컴에 적잖이 상처를 받은 듯한” 문소리에게 ‘언니 배우’로서 “상처받지 않고 그들 속에 섞이는 방법”을 조언한다. 또 최민식의 동생인 연극배우 최광일에게 ‘형의 그늘’에 관한 이야기를 꺼낼 수 있었던 것은 저자 역시 ‘유명배우의 딸’이란 꼬리표로 오랜 가슴앓이를 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다른 비평가나 기자가 할 수 없는 같은 ‘쟁이' 이기 때문에 풀어낼 수 있는 이야기들이었기에 이 인터뷰들은 '글로 하는 살풀이'다. 그리 길지 않은 짧막한 인터뷰 한 토막 한 토막에는 인터뷰어의 연극과 사람에 대한 애정, 세상에 대한 관심이 진하게 배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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