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의 깊이를 세계에 알리겠습니다”

 

▲ © 강정호 기자

“한국어를 외국어로 옮기는 과정에서 한국어에 뿌리 내린 문화를 최대한 다치지 않게 하는 것, 번역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죠.”


한국 문학을 세계에 알리고 번역 사업을 장려하기 위해 문화관광부에서 주최해 온 한국문학번역상의 제6회 신인상 수상자 나수호씨(본명: 찰스 라 슈머). 국어국문학과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그는 전상국의 단편소설 「플라나리아」를 신비로운 분위기와 한국 정서를 살려 영어로 번역했다는 평을 받았다.


전상국의 「플라나리아」로 수상…한국 고유의 분위기를 살려


「플라나리아」는 동거하던 연인이 집을 떠나자 상대 남자가 그를 찾아 나서는 내용의 작품이다. 나수호씨는 이 작품이 동거라는 현대적인 소재를 한국 무속 신앙과 선녀와 나무꾼 설화 등 전통 요소를 통해 풀어낸 점에 매력을 느껴 번역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가 한국 문학 작품의 번역을 결심한 것은 미국 뉴욕주립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후 일본 대중문화를 공부하기 위해 한국에 잠깐 들렀던 8년 전이었다고 한다. “처음 한국에 와서 소설을 읽으려 했더니 영어로 번역된 작품은 단 두 권 있더군요. 그래서 한국은 문학 작품이 풍부하지 않은 나라인 줄 알았습니다.” 이후 그는 한국어를 공부하고 국어국문학과 석·박사과정에서 고전문학을 전공하면서 느낀 한국 문학의 재미와 깊이를 외국인에게도 알리고 싶어 번역을 시작하게 됐다.


그는 한국 문학의 매력으로 오랜 세월의 깊이, 전통 사상들의 깊이, 다양한 문화의 깊이 등 여러 색깔의 깊이가 배어 있는 점을 꼽았다. 유교와 불교, 무속신앙 등 여러 전통 사상들이 사회의 바탕이 된 것과 중국과 일본의 문화 통로를 담당했던 오랜 역사 속에서 다양한 문화의 영향을 받은 것이 한국 문학의 깊이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만 살아 있는 작품이 외국에서도 ‘살 수 있게’ 생명력을 주는 것, 그래서 번역은 정말 매력 있는 일입니다” 그는 일본이나 미국 등 다른 나라에 비해 한국은 문학 번역이 부족하고 모국어의 미묘한 맛을 외국어로 살리기 어렵다고 지적하면서, 앞으로도 한국 문학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번역을 활발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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