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생활 속의 과학 쩙 특수유리

불투명 유리를 거울로 이용하다가 안쪽에서 자신이 보이는 것을 깨닫고 민망했던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특수유리는 어떤 원리로 만들어지는 것일까?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일명 ‘썬팅 유리’는 빛의 밝기 차이를 이용해 만든 불투명 유리다. 두 장의 유리를 겹쳐 그 사이에 막(필름)을 삽입하면 유리를 중심으로 더 밝은 쪽에서 상대적으로 어두운 쪽으로 빛의 반사가 일어난다. 즉 밝은 쪽에서 어두운 쪽으로 빛이 투과되지 않고 반사돼 밝은 쪽에서는 어두운 쪽이 보이지 않게 된다. 어두운 밤에 밝은 실내에서는 밖이 잘 보이지 않지만, 밖에서는 밝은 실내가 잘 보이는 것과 같은 원리다. 영화 속 취조실 장면의 취조실 거울도 이런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햇빛의 열을 차단하는 유리도 있다. 이를 이용하면 여름에는 햇빛이 실내로 들어오지 않고 겨울엔 실내의 열이 밖으로 새나가지 않아 냉[]난방비를 절약할 수 있다. 이 유리는 온도에 따라 결정구조가 달라지는 산화바나슘 화합물을 일반 유리 표면에 코팅해 만든다. 산화바나슘 화합물은 태양광선 중 열을 전달하는 적외선만을 차단시킨다. 따라서 건물의 창문을 이 화합물로 코팅하면 실내 온도가 높아질 때 유리표면이 적외선의 70% 정도를 반사해 열을 차단한다. 서울 삼성동 아셈타워의 창문도 이 유리다.

또 전압을 조절하는 스위치를 이용해 유리를 투명한 상태에서 불투명한 상태로 바꾸고, 그 반대로 되돌릴 수 있는 유리도 있다. 이 유리와 유리 사이의 필름에는 미세한 액체 방울이 있는데, 이 액체 방울 속에는 전기로 배열이 조절되는 입자가 들어있다. 이 입자들은 전기가 통하지 않을 때는 자유롭게 운동하면서 빛을 흡수[]산란하기 때문에 유리를 불투명하게 하고, 전기를 가하면 규칙적으로 배열돼 빛이 통과할 수 있는 투명한 상태로 전환시킨다.

이외에도 강도를 높인 방탄유리와 같은 특수유리도 있다. 첩보영화에 나오는 차량의 창문은 빗발치는 총알에도 약간의 흔적만 남을 뿐 깨지지 않는다. 이러한 방탄유리는 유리 사이사이에 높은 인장력을* 가진 MD(Multi-durable)필름을 넣어 만든다. 유리에 삽인된 MD필름이 유리를 지탱하고 총알의 회전력을 흡수해 유리가 완전히 깨지지 않는다.

또 유리 사이에 아크릴을 채워 넣어 강도와 내구력을 높이는 방식도 있다. 그러나 아크릴 하나만을 재료로 사용해서는 강력한 총탄을 막아내지 못하므로 방탄 효과를 더욱 높이기 위해 유리 사이에 공기층을 주입해 충격을 흡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 인장력(引張力): 물체 내의 임의의 면에 대해 수직 방향으로 양쪽에서 끌어당기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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