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전 손택 지음, 김유경 옮김, 시울, 2만3천원, 486쪽

예술평론가이자 소설가, 사회운동가인 저자의 에세이 모음집. 41개의 에세이가 「내가 본 것들」, 「내가 읽은 것들」, 「그곳과 이곳」의 각 장에 나뉘어 수록됐다.

「내가 본 것들」에는 영화, 춤, 오페라, 연극 등에 대한 감상과 비평을 모았다. 영화 역사 전반을 돌아본 ‘영화의 한 세기’에서는 “엄청난 제작비를 들인 헐리우드 영화가 예술적이고 실험적인 영화를 만들었던 영화인들의 설 곳을 없앴다”며 영화산업 시장을 비판했다. 「내가 읽은 것들」에서는 문학 연구의 선구자인 롤랑 바르트, 시적 소설로 유명한 미국 작가 글랜웨이 웨스콧 등의 작품 속단어와 문장에서 느낀 감동을 전했다. 「그곳과 이곳」은 ‘현장’에서 겪었던 체험기를 모은 장이다. 내전으로 총격과 폭발음이 난무하는 사라예보의 무너져 가는 극장에서 「고도를 기다리며」의 막을 올렸던 경험을 적은 글 등이 실렸다.  이 글에서 저자는 전쟁을 방관한 유럽과 미국 정치인들의 ‘반전(反戰)의지’의 부재를 날카롭게 비판했다.

저자의 폭넓은 지식과 통찰력이 담겨있는 글을 통해 행동하는 지식인의 면모를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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