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봄 축제 '광합성 놀이터 - Spring the Spring!' 돌아보기

지난 15일(월)부터 사흘간 이어진 2006년 봄 축제 ‘광합성 놀이터-Spring the Spring’이 막을 내렸다. 화창한 날씨와 신선한 프로그램은 그동안 축제를 외면했던 학생들도 잔디로 끌어들였다.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아 학생들의 참여도를 높였으며,‘축제하는사람들’(축하사)이 행사가 끝날 때마다 직접 쓰레기를 분리수거하는 등 환경보호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 예년에 비해 깨끗한 축제가 진행돼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몇몇 행사가 예고와 달리 진행에 차질을 빚어 운영이 매끄럽지 못했다는 점도 다소 지적됐다.

축제의 열기는 시작부터 뜨거웠다. “한밤중에 잔디밭에서 광합성을 할 수 있는 곳은 이곳뿐”이라는 2부 사회자 코미디언 서경석씨의 말은 개막제 ‘광합성 엽록쑈’의 열기를 그대로 반영했다. 가수 이한철씨는 신청자가 미리 부탁한 ‘남자친구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해 즐거움을 선사했으며, 기숙사 밴드 ‘소리느낌’의 보컬과 탬버린은 뛰어난 무대매너로 관객을 휘어잡았다. 밤이 깊어질수록 열기가 더해져 마지막 순서였던 가수 리쌍의 공연 때는 약 500명의 학생들이 본부 앞 잔디를 가득 메웠다.

‘봄을 박차고 날아오르라’는 모토처럼 학생들은 열기구에 몸을 싣고, 호핑볼을 타고 뛰어오르면서 축제를 즐겼다. 그러나 가장 관심을모은 열기구 행사는 장소가 협소하고 바람이 심해 규모가 예정보다 축소됐다. 16∼17일 오후에 한 시간 정도 열기구를 띄웠으나 지상에서 10미터 정도 떠오르는 것에 그쳤다. 열기구에 탑승했던 신성환씨(전기컴퓨터공학부 · 06)는 “동심으로 돌아간 기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플라잉굴비’는 ‘미니 따이빙굴비’를 통해 선발된 학내 밴드들의 공연으로 이뤄졌다. 축하사의 란우씨(사회학과?3)는 “주체와 장소, 관객이라는 공연의 세 요소가 맞아떨어진 본보기”라며 만족스러워했다. 그러나 ‘플라잉굴비’를 관람한 정지현씨(중어중문학과 · 03)는 “밴드의 실력이 출중한 데 비해 관객이 적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오프닝무대를 연 밴드 ‘Yellow Future’의 김주원씨(불어불문학과 · 04)는 “참가 밴드를 오디션으로 선발하는 것은 공연의 다양성을 축소시킬 수도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축제 기간 동안 열린 강연회는 알찬 내용에도 불구하고 참석자가 적어 아쉬움을 남겼다. 노도철 PD와 디시인사이드의 김유식 사장이 각각 「미디어 시대의 방송 콘텐츠와 창의성」과 「웹 트렌드」를 주제로 강연했지만 참석자 수는 모두 30~40명 정도에 그쳤다. 이에 대해 축하사의 백상숙씨(국어교육과?3)는 “홍보가 늦은데다 단독 포스터가 나오지 않아 홍보 효과가 적었다”고 설명했다.

축제 마지막 날, 레이브파티와 함께 마련된 ‘프리 비어’ 행사도 운영상의 문제점를 드러냈다. 김병수씨(경제학부?1)는 “한참을 기다린 뒤에야 맥주를 받을 수 있었고 행사가 금방 끝나버려 기대했던 ‘무한 제공’과는 거리가 멀었다”고 비판했다. 축하사 측은 “‘무한제공’을 약속한 총학생회가 24만cc만 제공해 한 시간 반만에 맥주가 동이 났고, 조달량도 부족했다”고 항변했다. 이에 대해 부총학생회장 송동길씨(종교학과 · 99)는 “40만cc면 충분하다고 생각했으나 계약 과정의 실수로 24만cc만 제공됐고, 부족량은 총학생회에서 조달했다”고 해명했다. 반면 함께 진행된 RBMP의 레이브파티 ‘Y control?’은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200명이 넘는 관객들은 밤 12시까지 잔디 위에서 리듬에 몸을 맡겼다.

3일 내내 스타크래프트 대회가 열린 문화관 대강당은 게이머들의 손놀림 하나하나에 환호하는 약 200명의 학생들로 가득했다. 응원전도 예전에 비해 뜨거워졌고, 장지현씨(법학부 · 00)의 해설도 수준 높은 경기에 뒤지지 않았다.

한편 축제가 끝난 뒤 본부 앞 잔디 곳곳의 땅이 깊게 패이고 잔디가 뽑히는 등 잔디보호에 소홀했던 면도 지적됐다. 이에 대해 학생과의 한 직원은 “뿌리가 죽은 것이 아니므로 금방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오신영씨(불어불문학과 · 06)는 “좁은 공간에 너무 많은 프로그램이 밀집돼 집중도가 떨어졌다”고 말했으며, 최영걸씨(경제학부?0)는 “축제는 모든 사람이 함께해야 하는 자리인데 장애학생들를 고려한 흔적이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관객의 참여를 유도한 것이 이번 축제의 의의였다면, 다음 축제에서는 더 많은 관객들의 바람에 한층 부응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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